하지만 요즘 세대들에게 봄은 아마도 그런 의미보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기지개를 펴고, 여행을 즐기기 위해 기다렸던 시기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지난 3월 22일 발생한 강화군 캠핑장 화재사고를 생각하면 남의 일 같이 느껴지지가 않는다. 우리 남해군 역시 경남에서 민박․펜션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조금이라도 소홀히 생각하면, 화재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화도 캠핑장에서도 단 25분 만에 일가족 5명의 생명을 앗아가 버리지 않았는가?
현재 경남도내 174개소의 캠핑장 중 밀양 40개소(22.9%), 산청 25개소(14.3%), 거제시 21개소(12%)에 이어 남해 13(7.4%)개소의 캠핑장이 있다.
펜션의 경우 남해군은 963개소로 경남 최다 보유하고 있으며, 큰 화재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12년에 남해군 이동면 원천마을 해상에 설치된 선상(船上)펜션에서 화재가 발생해 1억7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입히고, 펜션에 투숙 중이던 투숙객 11명이 인근 어선을 통해 구조되는 사고도 있었다.
2013년 3월 23일 일월애 펜션화재에서는 순천대 토목과 학생 78명이 MT를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펜션을 전소시키는 등의 사고도 발생했다.
하지만 민박 펜션의 경우 소방법이 아닌 ‘농어촌 특별법’에 따르고 있으며, 농가 소득증대 사업의 일환으로 농어촌에 짖는 펜션은 허가사항이 아닌 지자체에 신고만하면 되는 사항이다.
또 농어촌 정비법 시행령에 의해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비치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 기준에 따라 행정기관과 소방서는 매년 휴가철을 전후로 지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것으로 모든 화재와 재난에 대비가 끝났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바뀌어야할 때가 됐다. 법에 의존해 재난에 대응하기에는 너무도 그 유형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법은 최소한의 규칙이며, 자기의 안전은 무엇보다 자신이 확보한다는 의식과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화재에 대비한 안전 확보를 위해 무엇보다 소화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소화기는 초기화재 시 소방차 1대와 같은 효력을 가지며,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는 절대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소방서에서는 1가정, 1차량, 1소화기 갖기 운동과, 소화기 선물하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가까운 대형마트에서 소화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판매코너 설치를 확대해 가고 있으니, 이제는 국민들이 스스로 이웃, 친구, 직장동료, 그리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안전을 위한 소화기를 선물하여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
우리의 안전을 위한 진정한 선물은 무엇인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담아 ‘가정의 안전을 선물한다’는 뜻으로 집들이 선물엔 ‘소화기’를 선물하는 것이 보다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조그마한 실천이 밑거름이 되어 더 이상 화재로 인해 사랑하는 우리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앗아가는 피해는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경상남도 남해소방서 서장 이한구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
<저작권자 © 공유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