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남 진해경찰서(서장 김주수)에 따르면 이모(73)씨는 지난 10일 “아들을 납치했으니 계좌로 3천만원을 송금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
당시 전화에서 살려달라는 아들의 비명 소리까지 들리자, 이씨는 아들이 납치를 당한 것으로 오인하고 “현재는 돈이 없으니 지인한테 빌려서라도 300만원을 먼저 송금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지인에게 돈 500만원을 빌려 달라고 하고 진해웅천농협 앞에 차를 세우고 보이스피싱 전화를 끊지 않고 계속 이야기를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지나가던 신고자 50대여성은 이씨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평소 말로만 듣던 보이스피싱 전화로 판단하고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즉시 112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도 신속하게 대응했다.
경찰은 불안에 떨면서 “아들이 죽으면 어쩔거냐”며 송금을 하기위해 농협에 들어가려는 이씨를 진정시키는 한편, 보이스피싱 전화를 대신 받아 “내가 아들인데 당신이 누구냐? 왜 이런 짓을 하느냐”며 타이르자 욕설을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곧바로 현직경찰관인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과 연락을 통해 무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야 이씨는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속았다는 것을 알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글썽거렸다.
피해자 이씨는 “평소 경찰관이 자신의 아들로부터 그리고 방송을 통해서도 귀가 따갑도록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교육을 받아왔었고 나는 당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는데, 아들을 납치해 돈을 주지 않으면 죽인다니까 이성을 잃고 판단력이 흐려져 어쩔 도리 없이 순순히 따라 지더라”며 “그날 악몽은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배종기 경위는 “요즘 날로 치밀해져 가는 보이스피싱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나는 안 당할 것이라는 자만심은 버리시고 실제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으로 경로당 등에 지속적인 예방교육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50대여성의 적극적인 신고로 보이스피싱을 막을수 있었고 남의 일에는 무심한 요즘의 세태에 경종을 울리는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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