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대부분 부부, 부모, 형제, 어린자녀까지 일가족이 동원된 조직적 형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나타났다.
창원중부서에 따르면 사건별 특성은 다음과 같다.
- 사위에게 승용차를 선물하기 위해 허위 입원한 장모(구속)
A씨(56ㆍ여)는 일정한 직업이 없으면서도 12개 보험상품에 가입한 후 병원에 허위 또는 과장 입원하여 총 82회에 걸쳐 4억3000여만 원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혐의다.
A씨는 병원에 허위입원하기 위해 검사 전 이뇨제(고혈압 환자가 복용할 경우 저칼륨 혈증 발생)를 복용하거나 협심증 응급약(장기 복용할 경우 두통, 수면장애 등 발생)를 복용해 의사가 오진을 하도록 해 저칼륨혈증 증상이나 두통, 수면장애 등 증상으로 허위입원 했다.
증세가 완화돼 퇴원하게 되면 당일 또는 다음날 바로 다른 병원에 재입원했다.
또한 보험사기를 하면 돈을 벌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의 딸과 타 지역에 거주하던 언니 부부도 끌어들여 다수의 보험에 가입시킨 후 허위 입원하는 수법으로 각각 수억 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겼다.
A씨는 이렇게 편취한 보험금으로 사위에게 승용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결국 자신은 구속되고 자신의 딸과 언니 부부 뿐만 아니라 알고 지내던 남자까지도 보험사기로 입건됐다.
이러한 A씨의 보험사기 행각은 공교롭게도 자신이 끌어들였던 언니의 제보로 발각됐다.
- 입원일수 연장을 위해 병실에 에어컨을 틀어 어린 딸의 감기를 악화시킨 비정한 엄마(구속)
B씨(37ㆍ여)는 남편과 이혼 후 경제적으로 힘들어지자 입원치료비 등이 지급되는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후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데도 허위 또는 과장 입원해 총 46회에 걸쳐 1억9000만원 상당의 보험료를 지급받았다.
그러고도 보험금을 더 지급받기 위해 아프지도 않은 자신의 친정 엄마는 물론 어린 딸(당시 7세)까지도 동반 입원시켜 1억2000만원 상당의 보험료를 추가로 지급받는 등 모두 3억1000만원 상당의 보험료를 지급받은 혐의다.
B씨는 딸의 입원일수를 연장하기 위해 감기증상을 유지하려고 수액을 뽑고 병원 밖을 데리고 다니거나 딸이 입원해 있던 병실에 에어컨을 틀어 증상을 더 악화시키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허위 입원기간 중 수시로 무단외박, 외출해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거나 나이트클럽 등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등 일상생활을 영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구속, 자신으로 인해 보험사기의 세계에 발을 딛게 된 친정 엄마와 언니도 보험사기로 불구속 입건됐다.
-친정 엄마에게 배워 시댁까지 보험사기 설계한 보험설계사
C씨(40ㆍ여)는 손해보험사 보험설계사로 일하면서 친정 엄마, 시부모, 남편, 동생, 어린 자녀까지 입원일당을 받을 수 있는 보장성보험 상품 76개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후, 가족들이 번갈아 가며 허위 통증을 호소하여 입원하거나 입원기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4억3000만원을 지급받은 혐의다.
C씨는 이 같은 보험사기 수법을 보험설계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친정어머니가 허위 입원 등으로 보험료를 지급받는 것을 보고 배웠고, 결혼 후에는 시부모, 남편, 자녀까지 이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동거녀와 매일 병원에 출퇴근하며 보험금 편취(구속)
D씨(37)는 월보험료는 소액인 반면 입원기간에 따라 높은 보험금이 지급되는 보장보험에 집중 가입한 후 허리통증 등을 호소하며 허위 또는 과장 입원해 총 60회에 걸쳐 2억3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받고, 동거녀도 동반 입원해 1억2000만원 상당을 지급받는 등 모두 3억5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혐의다.
이들은 속칭 ‘나이롱 환자’를 잘 받아주고 비교적 관리가 허술한 병원만을 찾아 동반으로 입원등록을 한 후 무단 외출ㆍ외박을 하면서 쇼핑, 외식 등 일상생활을 함께 영위해 왔다.
D씨의 보험사기 행각은 병원 입원 기간 중 친목단체 인터넷 카페에 게시된 친목활동 사진을 통해 발각됐다.
한편 서울대와 보험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3년 5190억원, 2014년 5997억원이고 수사기관에 적발되지 않은 보험사기 피해액은 한해 약 3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소위 ‘나이롱 환자’로 불리는 허위, 과다 입원 보험사기 피해액은 2013년 대비 64.3% 가량 증가하는 추세이다.
박용준 지능팀장(경감)은 “보험사기는 사회안전망인 보험제도를 훼손하는 경제적 신뢰 훼손행위로, 그 피해는 보험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고 결국 전 국민에 대한 보험료 증가 등 사회적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박 경감은 “보험사기 피의자들에게 금품을 받고 허위입원확인서를 발급한 병원 의사, 나이롱환자를 병원에 소개한 브로커, 이들에게 대가를 지급한 병원 사무장 등에 대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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