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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공동위원회를 통해 바라본 ‘한국과 미국의 신경전’

기사입력 : 2017-09-1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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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박정우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가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개최됐다. 예상했던 대로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채 종결됐지만, FTA에 있어 한국과 미국 양국의 현저한 입장 차이를 다시금 확인해보는 계기가 됐다.

한 달 전부터 공동위의 개최 장소를 확정 짓는 것부터 험난했다. FTA는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소집 요구가 있을 경우, 양측 간에 추가적인 합의가 없을 시 30일 이내에 개최에 응답해야 한다. 지난달 12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 정부에 FTA 공동위원회 개최를 요청했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FTA를 ‘나쁜 거래(bad deal)’라고 표현하며 재협상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미국은 워싱턴으로 공동위 장소를 제안하였고 이에 우리 정부는 FTA와 관련해 미국 측에 종속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우리 정부는 “서울에서 정부 조직개편 절차 완료 후 열자”라는 입장을 24일에 명백히 했다. 즉 개최 장소를 통해 소위 기 싸움을 했다고 보아도 무방한 상황이었다. 결국 양국은 최선의 장소를 서울로 택하였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공동위가 개최됐다.

한미 FTA 공동위원회를 통해 바라본 ‘한국과 미국의 신경전’


미국은 예상했던 대로 재협상을 통해 한미 FTA의 개정 및 수정을 주장했고 우리 측은 미국의 일방적인 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반복하였다. 미국은 FTA가 발효된 2012년부터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가 늘어났다는 것을 가장 큰 근거로 하여 재협상을 요구했다. 5년간의 무역 수지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철강, 정보기술 등의 교역에서의 개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에 대응하여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객관적인 수치와 논리를 통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은 한미 FTA 때문이 아니며, 여러 가지 미시거시적인 요인들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인해 적자가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일러주었다. 오히려 미국과의 주장에 반하여 미국의 對 한국 무역적자는 감소하는 추세이며 양국이 상호 호혜적으로 이익균형을 보고 있다고 반박하였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국익 극대화의 원칙 아래 당당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었다. 한국 정부는 한미 FTA 효과를 양국이 공동으로 조사하여 평가하는 작업을 제안하였고 향후 협상 일정을 결정하지 못한 채로 공동위원회는 마무리되었다.

일각은 이를 계기로 한미 FTA 개정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양 측간의 입장 차이를 어떻게 조율해 나가는 지에 따라 한미 외교관계도 좌우될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 사드 배치, 주한미군 등의 미국과의 외교관계에 잇따라 FTA로 인한 갈등축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뷴 X 로이슈 대학생 인턴기자 고승연

박정우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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