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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사기 친 '메이플세미컨덕터' 보증한 기술보증기금…37억 날려

기사입력 : 2017-10-2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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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사기 친 '메이플세미컨덕터' 보증한 기술보증기금…37억 날려
[공유경제신문 박정우 기자] 기술보증기금이 4049억원 규모 반도체 수출사기로 구속된 메이플세미컨덕터에 22억여원의 기술보증과 15억원의 투자를 집행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기술보증기금은 2009년부터 35번에 걸쳐 메이플세미컨덕터에 회계감사를 비롯한 사후관리를 해왔으나, 올해 1월 기업이 회생신청을 하기 전까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수민 의원이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술보증기금은 메이플세미컨덕터에 2009년 12월 7일 2억8000만원을 시작으로 올해 3월까지 총 22억6400만원의 기술보증을 지원해왔다. 또한 2011년 4월 해당기업에 보증연계투자 방식으로 15억원을 투자했다.

메이플세미컨덕터(주)는 반도체 기업으로 가치 없는 폐웨이퍼 가격을 250불~800불로 부풀리는 등 허위 수출신고로 실적을 조작하고, 홍콩소재 페이퍼 컴퍼니로 해당 물품을 발송한 후 허위 수출채권을 매각해 매입대전을 유용해왔다.

반도체 수출사기 친 '메이플세미컨덕터' 보증한 기술보증기금…37억 날려


이로 인한 피해규모는 무역금융 부당대출 1370억원, 재산 해외 도피 23억원, 밀수출입 270억원, 해외 불법 예금 1426억원, 수출입 물품가격 허위신고 960억원으로 총 4049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2009년부터 기술보증기금이 메이플세미컨덕터(주)에 35차례에 걸쳐 사후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왔으나 해당 기업이 폐웨이퍼를 허위 수출하고 장부를 조작하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기술보증기금은 보증 사후관리차원에서 7번, 투자가 이루어진 2011년 4월 이후부터 회계감사 5건, 영업상황·매출동향·국세체납사실 등을 확인하는 분기별 사후관리 23건을 포함해 총 35건의 사후관리를 실시해 왔다.

기술보증기금은 전체 보증기업을 조기경보시스템으로 기업유형을 분류하고 그룹별 특성에 맞추어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2010년부터 작년 5월까지도 메이플세미컨덕터는 S1, S2 등급으로 분류되어 사업안정성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유지했다.

또한 해당기업은 IPO가능성, Default가능성 등에 따라 A, B, C, D, E 5단계로 분류되는 기술보증기금의 ‘투자업무취급요령’에 따른 분류에도 상위 등급인 B등급으로 분류되어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IPO 조기유도, 컨설팅, IPO전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집중 관리를 받았다.

결국 기술보증기금은 올해 3월 보증금액 22억6400만원을 대구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에 대위변제했다. 투자금액 15억원은 이해관계인에게 주식 매수 및 손해배상청구를 할 예정이나 대표와 임원 2명이 검찰에 구속 및 기소되는 등 회수가 쉽지 않을 예정이다.

김수민 의원은 “35번에 걸쳐 사후관리를 진행했음에도 해당 기업에 대해 아무런 문제의식을 제기되지 않았다는 건 기보의 관리 시스템에 보완이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업의 기술평가를 담당하는 기보에서 기술력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보증과 투자가 이어진다면 어느 은행도 기술보증기금의 판단을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술보증기금 내에 분식회계를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무역보험공사 등과 협업해 보증 기업의 수출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조속히 조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우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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