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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자연맹, 한국의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기 싫어하는 이유 9가지 공개

기사입력 : 2017-11-0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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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자연맹, 한국의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기 싫어하는 이유 9가지 공개
[공유경제신문 박정우 기자] 우리나라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기 싫어하는 이유가 세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정부, 불합리하고 복잡한 세금을 만든 국회, 불공정하고 부패하고 강압적인 행정을 펼치는 국세청에 있다는 주장이 8일 제기됐다.

특히 최근 홍종학 후보자의 쪼개기 증여와 삼성의 상속·증여세 조세회피, 뉴스타파의 파나마 문건 등을 통해 한국부자들의 조세회피 행위가 드러나면서 언론과 대중들이 한국부자들을 극렬하게 “부도덕한 사람”으로 비난하는 것은 “비행청소년의 비행에 대해 부모나 사회의 잘못을 보지 못하고 그 아이만 비난하는 꼴”이라는 주장이다.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9일 “납세자연맹 매년 실시하는 세금조사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도 세금을 흔쾌히 낸다는 비율은 10%를 넘지 않는다”며 “특히 한국의 납세자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금을 적게 내려고 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납세자연맹이 발표한 <한국의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기 싫어하는 이유 9가지다.

첫째, 내가 낸 세금이 낭비되고 나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내가 낸 세금이 나의 안전과 이익, 공익적 가치를 위해 사용되야 하는데 특권층과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어 낭비되고 있다는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둘째, 지하경제 비중이 높아 주변에 세금 안 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성실납세의 전제조건은 “다른 사람도 세금을 동일하게 낸다”는 공평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 부자 된 사람 중에서 세법대로 세금내고 부자 된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하경제비중이 국내총생산(GDP)대비 약26% 높아 소득이 있는 4명중 1명은 소득세를 전혀 되고 있지 않고 있다.

셋째, “성실납세가 옳다”는 사회적 규범이 형성되지 않은 사회다.
다른 표현으로는 “세금을 성실히 내어 사회에 기여하려는 신념”인 세금도덕성이 아주 낮은 국가다. 행동경제학에 따르면, 사람은 많은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 주변에 사업하는 사람 대부분이 탈세하는데 자기만 성실히 세금을 내기 어렵다.구멍가게 하는 사람 열사람 중 9명이 땡처리 시장에서 부가세 없이 무자료로 싸게 물건을 구입하는데 나만 10% 부가세 주고 물건을 구입하면 내 가게는 문 닫아야 한다.

넷째, 정부신뢰가 낮은 상태에서 높은 세율은 조세회피를 부추긴다. 부자들은 상속세·증여세 최고세율이 50%, 소득세 최고세율 44%(지방소득세 포함)가 높다고 생각한다.

다섯째, 조선시대 ‘백골징포’와 같은 불합리한 세금이 많다. 주식을 명의신탁한 경우에 증여이익이 없는데 명의신탁자에게 증여세를 부과하는 규정,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가산세 규정 등이다.

여섯째, 세법대로 세금내면 실제이익보다 세금을 더 내게 된다.비용이지만 세법에는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 있다. 지출금액 중 일부만 비용으로 인정되는 접대비가 대표적이다. 사업자입장에서는 자기가 번 소득보다 세법상 소득은 과대계상 된다. 근로소득자에게는 의료비·교육비공제가 되지만 사업자는 안 된다.

일곱째, 세법이 너무 복잡하다세법이 너무 복잡하고 모호해 애초에 납세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성실납세를 할 수 없다. 복잡하고 모호한 세법은 세무조사를 받을때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세금으로 추징될 수 있음을 의미 한다

여덟째, 성실납세를 해도 세금의 리스크가 줄어들지 않는다. 세무공무원에게 밉보이거나 정치적 세무조사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이다. 또 성실납세해도 세무조사대상이 될 수 있고, 이때 세무공무원의 인사고과용 세금추징액을 추가로 더 내야 한다.

아홉째, 세무조사를 당해도 세금을 줄일 여지도 있다. 재수 없이 세무조사를 당하더라도 전관 세무대리인을 고용하여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아니면 한국에 태어난 죄로 한번쯤 치러야 하는 대가로 생각한다.

캐나다 한인식당주인 A씨는 “세금을 잘 내느냐”는 “내가 낸 세금이 공익을 위해 잘 사용되고 복지로 나에게 돌아오며 탈세시 강한 불이익이 있어 성실납세 할 수밖에 없다고”고 설명했다.

1970년대에 한국에서 식당을 하면서 부가가치세 신고 때마다 돈이 든 봉투를 세무공무원에게 건네 준 적이 있다는 A씨는 호주 이민 후 30년 이상 개인사업을 하면서 세금탈루를 해본적도 세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본적도 없다고 했다. 호주에서는 세무대리인에게 세금신고를 맡기면 거의 세무조사를 받을 일도 세무공무원을 만날 일이 없다고 한다.

납세자연맹 관계자는 “영수증 없이 거액의 세금을 사용하는 특수활동비가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국민에게 증세를 요구하는 것은 반감만 살 뿐”이라며 “스웨덴처럼 세금도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금낭비가 없도록 예산집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무엇보다 영수증없이 쓸 수 있는 특수활동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택 회장은 “세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증세를 추진하기 전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시스템적인 보완과 세법을 알기 쉽게 단순화하는 일이 시행되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국세청이 정치적인 세무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우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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