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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재단, 인공지능·블록체인 적용 가능성 커"

기사입력 : 2017-12-0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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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한정아 기자] 공익재단과 기부 등 비영리 분야에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헤이그라운드에서 토큰포스트가 주관한 ‘2017 Nonprofit&Tech’ 강의는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비영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4차 산업기술’이라는 부제를 달고 8명의 강사들이 나섰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은 ‘4차 산업혁명과 필란트로피정신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그간 인류역사에서 산업혁명이 생기고 난 이후에는 부정적인 문제점들이 많았었다”며 서두를 띄웠다.

안 소장은 “비영리라는 것은 회사와는 좀 다르다. 대학과 병원 같은 곳은 몇백년도 가긴 하지만 (대개의) 비영리는 30~40년 주기로 운영된다”면서 “비영리 단체의 비전이 단체가 빨리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영리는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기기 때문에 단체가 오래 존재한다는 것은 해당 사회문제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면서 안 소장은 “테크노 필란트로피(Techno Philanthropy)”를 제안하면서 “비영리에서 일하는 이들이 이런 자리에 공부하러 와야 하는데 오지 않는다”며 “이미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과 IT 관련 강연들이 많았던 탓”이라고 언급했다.

두 번째 강연자인 리 저우(LI ZHOU) 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동북아사무소(UN ESCAP ENEA) 지속가능개발 담당관은 “과거 2000년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인류 발전이) 일직선으로 이뤄진 게 아니란 걸 알 수 있다”며 “급직선으로 발전하는 것이 바로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를 돌아보고 변곡점이 어디에 있는지 4차산업혁명이 앞으로 우리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알아봐야 하는 것이 오늘 강연의 목표”라면서 “4차산업혁명은 물리적인 것을 디지털로 통합하는 것이고 페이스북 등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디지털로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사점은 전 세계 수십억 디바이스(Device, 장치)가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쌍방향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것.

이어 리 저우 담당관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나오는 것이 AI와 가상현실”이라면서 “유엔에서 여러 가지 이슈를 볼 때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거리’인데 이런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통해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1차산업혁명 당시의 19세기말 영국은 심각한 오염으로 고생했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그런 악영향을 알지 못했었다”고 언급한 그는 중국 상해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오늘날 중국 상해의 모습을 보면 그 과거의 영국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가능성이 유엔의 관점이라는 것을 강조할 때 인간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이 때문에 빅데이터 등 기술 의존도는 점점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비영리 재단, 인공지능·블록체인 적용 가능성 커"

세 번째 강연자로 나선 제프 맥도널드(Jeff Mcdonald) NEM재단 부대표(Vice President)다.

그는 “기술이 투표의 투명성을 보장한다”면서 “미국은 러시아가 미국 (작년 대선) 투표결과를 해킹했다는 심증을 갖고 있지만 확실히 (해킹)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블록체인이 투명성을 보장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육류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일본에서는 마피아들이 생선 생산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어민이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이 달갑지 않다. 비용이 올라갈 수도 있고 진품인지 가짜인지 알 수가 없다. 레스토랑도 속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분도 블록체인이 신뢰로 해결가능하다”며 신뢰와 블록체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시민들의 신원을 블록체인으로 보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인의 정보가 중국 일부에 싸게 팔리고 있는데 블록체인을 이용한다면 해킹될게 없기 때문에 (정보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제프 부대표는 항간에 비트코인이 해킹 당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비유하자면 비트코인을 담고 있는 지갑이 해킹당한 것이라는 것. 즉 시스템적 해킹이 아니고 개별 사용자별 해킹이라는 설명이다.

제프 부대표는 “아프리카의 시골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면 하루 이틀이 (기본으로) 걸린다”며 “시장에 가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정작 가서도 혼란스럽고 사람들로 인해 물건 사기가 쉽지 않다”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블록체인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네 번째 강연자는 김찬미 루트 프로젝트(Root Project) 직원으로 단체에 대해 뉴욕에 본부를 둔 해피빈, 와디즈와 같은 비영리단체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간 1·2·3차 산업혁명에서 엔지오(NGO, 비영리단체)들은 앞서 가는 리더(산업군) 뒤를 따라가는 것에 급급했는데 이젠 (4차산업혁명을 통해) 큰 기업뿐 아니라 작은 비영리단체 그리고 개인도 접근 가능한 기술이 블록체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암호화폐가 비영리에 적용된 사례가 거의 없다”라고 전한 그는 “(하지만) 유엔이 올해 시리아 난민에게 직접 접근할 수 없자 홍채로 (물건을) 계산할 수 있도록 암호화 화폐를 구호금으로 보냈다”고 했다.

“현재 세이브더칠드런(SavetheChildren), 그린피스(Greenpeace), 적십자(RedCross)는 비트코인으로 기부금을 받고 있는데 2017년 3조3000억원이 ICO(가상화폐공개)를 통해 모금이 됐다”고 강조한 그는 “기술은 중립적인 도구인데 누구 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며 “나치는 인쇄술을 그들의 프로파간다로 나쁘게 이용했다”고 강조했다.

다섯 번째 강연자로는 김연진 태블로(Tableau Software) 기술영업담당이 나와 과거 데이터를 수집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던 이들의 사례를 꺼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역학의 선구자 존 스노우(John Snow)가 당시 콜레라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른바 빅데이터 작업을 했었음을 설명한 것.

그는 “나이팅게일이 크림전쟁 당시 사망자 정보를 수집했는데 총기로 인한 사망자수보다 위생 불결로 인한 사망자수가 더 많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부연하며 그러나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제대로 해석하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여섯 번째 강연자로 나선 EIDWare의 오승환은 치매 예방을 위한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해 청중들 앞에 섰다.

“인간은 멘토링, 레슨, 수업으로 전문가의 경험을 듣는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한 그는 “구글에는 의학 리서치 영상 처리팀이 있다. 인공지능이 관련 교육을 훈련받는데 한 달이 걸리는데 보통 의사보다 진단을 더 잘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투리까지 알아듣는 인공지능도 있다”며 과거 표준어로만 알아듣고 사투리를 알아듣지 못해 사투리를 쓰는 이들의 소리 명령어를 알아듣지 못했던 국내 전자회사 제품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소리를 내는 로봇인형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로봇인형의 ‘반응’을 얻어내기 위해 노인들이 움직이는 등 더 노력하기 때문에 치매가 늦게 온다는 것.

그는 “돈이 많다면 사람을 딱 고용하면 되는데 모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럴 수는 없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그런 이들을 위한) 재활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발표를 한 정태수 고려대학교 교수는 “3차(산업혁명은) 네비게이션 시스템이고 4차(산업혁명)는 자율주행차 시스템”이라며 “이 개념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RFID에 대해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아날로그 기술”이라면서 “국내에는 2004년부터 당시 정통부가 개발 연구했었다”고 했다.

의류매장 도난방지시스템 등 재고 관리하는 데 쓰이는 RFID기술은 대중화되지 않아 사람들에 그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 기술의 의의는 “칩에 들어가 있는 정보”라고 강조한 정 교수는 다만 “머신러닝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아니다. 머신러닝이 잘 적용될 수 있는 분야가 있고 그렇지 않은 분야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오늘 주제가 비영리라 관련 소재를 찾아봤다”며 “뉴욕은 나무를 좋아하는데 (길 다니다가) 부러지는 나무로 다치는 사람들이 은근 많다. 하지만 그것을 분석한 자료가 없었다”고 소개했다.

현재의 문제나 상황에 대해 4차산업혁명이 해결책을 어떻게 제시할 수 있을까에 대해 도시에서 부러지는 나무에 다치는 시민의 사례를 든 그는 “(나무가 언제 부러지는) 가능성을 예측하고 나무 종별로 실질적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데이터 분석을 잘 활용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시에 정 교수는 “(중요한 점은) 머신러닝과 AI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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