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이자 전업주부인 김나정(41세) 씨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10년 이상 쌓아온 경력을 포기했다.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다 보니 자연스레 직장을 그만두게 된 것이다. 김 씨는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다시 일을 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쉽지 않았다”며 “집에만 있다 보니 직장인 친구들이 회사생활 푸념을 할 때 부럽기도 하고 소외감도 든다”고 말했다.
전업주부/경단녀를 택한 것이 가장 후회가 될 때는 ‘다시 일을 하고 싶은데 재취업이 쉽지 않을 때(26.8%)’를 1위로 꼽았다. 사회생활의 공백기를 거친 후 기존의 직업으로 복귀를 하는 것도 새로운 직업을 구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없을 때(24.2%)’가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으며 ‘스스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음을 느낄 때(14.6%)’, ‘집에서 노는 사람 취급을 받을 때(12.3%)’, ‘잘나가는 이전 직장 동료/친구를 볼 때(11.3%)’, ‘전업주부라는 이유로 집 안/밖에서 무시당할 때(10.3%)’ 등의 순이었다. 경력단절 후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또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아실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 답변에 반영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의 경력이 단절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경력 단절의 가장 큰 이유는 ‘육아(40.9%)’였으며 이어 ‘출산(22.8%)’, ‘결혼(22%)’, ‘자의적 선택(8.9%)’, ‘가족의 권유로(3.3%)’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는 ‘출산’이 30~40대는 ‘육아’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각자의 분야에서 경험 및 입지를 다져 나가며 사회생활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20~40대 여성에게 출산과 육아는 경력 단절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적용되고 있었다. 실제로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자녀가 있다(80.4%)’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후 직장인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껴본 적 있냐는 질문에 86.9%가 ‘있다’고 응답했다.
소외감이 느껴지는 상황으로는 ‘너는 편해서 좋겠다, 걱정 없겠다’ 등의 말을 들을 때(30.7%)가 가장 많았고 ‘함께 모인 자리에서 직장 이야기만 할 때(26.6%)’, ‘승진, 프로젝트 성공 등을 SNS로 자랑하는 것을 볼 때(20.5%)’, ‘나는 당연히 돈, 시간이 없을 거라고 생각할 때(14.3%)’, ‘내 의사는 묻지도 않고 모임, 여행에서 제외시킬 때(7.8%)’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소외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섭섭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넘기거나 참는 경력단절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외감을 느끼는 상황이 오면 ‘섭섭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넘긴다’는 답변이 54.3%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그냥 참는다(24.2%)’,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한다(10.9%)’고 답했다. ‘섭섭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응답은 10.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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