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혈관 막히면 ‘뇌경색’, 터지면 ‘뇌출혈’... 예고 없이 찾아와 장애를 남긴다
높은 사망률과 함께 치명적인 후유증을 유발하는 머리 속 시한폭탄, 바로 ‘뇌졸중’이다. 중풍으로도 불리는 이 질환은 대표적인 뇌혈관질환이다. 뇌혈관은 정상적인 뇌 활동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액의 통로다.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뇌 일부가 손상된다. 뇌는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어려운 신체기관 중 하나로, 혈관을 통한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이 두 질환 모두 갑자기 발생하고 오랜 기간 장애를 남기기 때문에 사전예방과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평소와 달리 어지럼증, 발음 장애가 발생한다면?
뇌경색은 동맥경화증에 의한 혈관 협착과 심장 등에서 떨어진 혈괴가 뇌혈관을 막을 때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사지마비를 비롯해 감각·발음장애로, 눈에 띄는 점은 몸 한 쪽에만 발현된다는 것이다. 오른쪽 뇌는 왼쪽 몸의 운동과 감각 기능을, 왼쪽 뇌는 오른쪽 몸의 운동과 감각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증상은 손상된 뇌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뇌의 뒤쪽 혈관에 뇌경색이 발생하면 어지럼증, 균형 감각 이상, 발음 장애, 시야 장애, 물체가 두개로 나뉘어 보이는 복시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오른손잡이 환자는 왼쪽 뇌가 우성반구인데, 우성반구의 언어를 담당하는 부위에 뇌경색이 발생하면 말을 알아듣지 못하거나, 말을 하지 못하는 증상(언어장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혈관이 막히면 바로 뇌 손상을 입는 환자가 있는 반면, 혈관이 막혔더라도 다른 혈관으로 피의 순환이 일정시간 가능한 환자도 있다. 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다시 뚫리면서 증상이 완화되거나 없어지는 경우, 전조증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통상 뇌경색 환자 5명 중 1명꼴로 나타나며, 이를 ‘미니 뇌졸중’, 일과성허혈성발작이라고 한다. 증상이 일시적이기 때문에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환자의 약 10% 가량이 석달 이내에 재발하기 때문에 증상이 사라졌다 하더라도 병원에 방문, 적절한 검사를 통해 일과성허혈성발작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맞춰! 단계별로 혈전용해제, 혈전제거술 활용
치료는 단계별로 진행된다. 초급성기의 경우 우선적으로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제를 활용한다. 혈관이 재개통되지 않거나 효과가 미비할 경우에는 혈전제거술을 진행한다. 사타구니 쪽에 있는 다리 혈관을 통해 가는 철사를 넣은 후, 영상장치를 보며 뇌혈관 내 혈전을 직접 제거하는 시술이다.
혈전제거술은 증상 발현 후 6시간 이내에만 진행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그 이후에도 진행할 수 있다. 혈관 재개통 확률은 70~80%로, 뇌경색 환자의 후유증 및 장애를 최소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혈관의 흐름을 개선한 후에는 남아 있는 신경기능을 살리고 후유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집중한다.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혈관건강에 힘쓰는 것이다. 발병원인으로 손꼽히는 동맥경화의 위험인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으로 생활습관과 큰 연관을 가지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물론, 금연과 식습관 개선을 통해 혈압과 혈당을 낮추고 혈관에 부담을 주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글: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
이경호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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