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bor UCLA Medical Center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시간과 고환량은 상관관계가 있으며, 수면이 부족하면 고환이 작고, 수면이 충분한 사람과 2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도 뚜렷하게 차이가 있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자의 성욕을 높이고 에너지를 주며 더 진취적이고 활동적으로 만들어주는 호르몬이다.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면 발기의 질도 떨어진다.
덴마크 남부대학 연구팀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수면의 질이 나쁘면 정액의 질도 낮았다. 가장 수면상태가 좋지 않은 남성들은 수면장애 수준이 낮은 남성들에 비해 정자의 수가 25% 더 적었으며 형태가 정상인 정자의 숫자도 1.6% 더 적었다. 이는 남성의 수면 부족이 출산율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이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수면부족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이것은 테스토스테론의 생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테스토스테론은 정소와 전립선 기능 및 정자의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성생활에 큰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수면장애인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신체 내 산소 부족을 초래해 음경 내 발기와 관련된 혈관과 조직을 손상시키고 음경해면체 조직의 이완을 방해해 발기부전 증상을 일으킨다.
또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아침 발기가 일어나게 하는 수면 단계인 ‘렘수면’을 방해하므로 증상이 심하면 아침에 발기되는 현상도 없어진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75%가 발기부전 증상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한 원장은 “렘수면동안 깊은 수면을 취하면서 성기에 피(영양과 산소)가 몰려들어 발기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잠을 설치게 되면 자연스레 발기 능력이 감퇴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성의 발기를 위해서는 건강한 혈관과 신경, 그리고 호르몬의 분비가 삼위일체가 이루어져야 한다. 반대로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문제가 되면 발기에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당뇨병, 혈관질환, 흡연, 비만, 과도한 동물 지방 섭취 등이 발기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건강한 섭생을 챙기면서 호르몬 분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자기 자신의 수면패턴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경호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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