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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환자들의 치료 목표는 "깨끗한 피부 개선 효과와 유지"

기사입력 : 2019-10-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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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환자들의 치료 목표는 "깨끗한 피부 개선 효과와 유지"
[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대한건선협회(회장 김성기)는 29일 ‘세계 건선의 날’ 및 대한건선협회 20주년을 맞이해 현재 자신의 건선 중증도를 알고 있는 만 10세 이상의 건선 환자 643명을 대상으로 ‘건선 환자들의 치료 목표와 질환 관리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에 참여한 건선 환자들의 42%가 경증(건선 환부 크기가 손바닥 3개 미만), 33%가 중등증(건선 환부 크기가 손바닥 3~10개 미만), 25%가 중증(건선 환부 크기가 손바닥 10개 이상)이었다.

■ 건선 환자들의 치료 목표, “깨끗하게 개선된 피부를 오랫동안 재발 없이 유지”

설문조사 결과, 건선 환자들의 생각하는 최종적인 치료 목표는 빠른 효과 보다 ‘깨끗하게 개선된 피부를 오랫동안 재발 없이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목표를 건선의 최종 치료 목표 1순위로 두고 있는 응답자는 44%였으며, 1~2순위 목표로 두고 있는 응답자도 4명 중 3명꼴인 79%로 높게 나타났다.

건선으로 인해 어떤 어려움을 느끼는지 묻는 질문에 공중 시설 이용(찜질방, 수영장 등)이라고 답변한 환자들이 전체 중 24%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직장 및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가 21%,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느낀다가 20%로 나타났다. 이는 건선 환자들이 질환으로 인한 고충과 함께, 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기인한 사회적 차별의 고충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건선 치료 환경에 대한 어려움이나 제약에 대해서는 치료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1순위 응답이 32%, 1-2순위 응답은 54%가 넘었다. 생물학적 제제 산정특례 엄격한 기준(1순위 26%, 1-2순위 42%)과 치료비 부담(1순위 12%, 1-2순위 31%)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치료제에 대한 정보 부족도 어려움으로 꼽혔고, 1-2순위 응답이 34%에 달했다.

■ 전체 건선 환자 10명 중 2명, 중증 건선 환자 10명 중 4명만이 생물학적제제 처방 받아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체 건선 환자 중 생물학적제제를 처방 받는 환자는 19%에 불과해 10명 중 2명 정도였으며, 처방 받지 않는 환자가 81%로 나타났다. 특히, 중증 이상의 건선 환자일 경우 생물학적 제제로 이전 치료제와 비교해 현저히 개선된(PASI 90~100, 전신의 90~100% 피부 개선)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음에도, 중증 환자 10명 중 4명 만이 생물학적 제제를 처방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 환자들이 현재 받고 있는 치료법으로는 바르는 약(연고제)이 5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광선 치료(23%), 대체의학(21%), 생물학적 제제(19%), 먹는 약(16%) 순으로 응답했다.

건선 환자 중 31%가 ‘완벽히 개선된 피부가 시간이 지나도 깨끗하게 유지되는지’를 생물학적제제 선택 시 가장 크게 고려하는 점으로 꼽았으며, 다음으로 빠르게 피부가 개선되는지(22%)를 들었다. 생물학적제제 선택을 위한 정보는 담당의/주치의를 통한 습득(56%)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는 환우회 사이트 및 온라인 카페(47%)나 다른 환자의 경험을 통해(46%)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처방 받고 있는 생물학적제제 치료제는 환자와 담당의 주도로 선택하는 경우가 각각 50%의 비율로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선 환자들의 치료 목표는 "깨끗한 피부 개선 효과와 유지"

■ 생물학적제제 치료 시에도 재발에 대한 우려 높아, 비사용자는 비용 부담과 엄격한 산정특례 기준 등으로 처방 받지 않아

생물학적제제 치료 시 아쉬운 점에 대한 질문에는 ‘효과 감소로 재발에 대한 우려(26%)’, ‘피부가 완전히 깨끗해지지 않음(21%)’, ‘시간 경과에 따른 효과 감소(20%) 등으로 답했다. 특히, 시간 경과에 따른 효과 감소에는 장기간 치료제 사용 시 효과가 감소해 다른 치료제로 교체가 필요할 경우 해당 약제에 대한 보험 적용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지 않는 건선 환자들은 이러한 우려와 함께 생물학적 제제를 처방 받지 않는 이유로 치료 비용에 대한 부담(30%)이나 산정 특례의 엄격한 기준 등 급여 적용의 어려움(31%)이 크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다만,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는 비 사용자에 비해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비교적 크게 느끼지만(67% vs. 49%), 담당의와 환자 간의 치료 기대치 차이는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49% vs. 59%).

■ 건선 환자 10명 중 8명 이상 치료 효과 개선 위한 노력 경험 있어…향후 노력과 참여 의지도 높아

건선 환우 중에서는 이러한 치료의 어려움과 제약이 있음에도 치료 효과의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85%가 ‘노력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주로 치료제 정보 및 경험담을 온라인/환우회에서 찾아보거나(61%), 담당의에게 자신의 치료제의 효과 및 변화, 부작용에 대해서 이야기한다(35%)고 했으며, 치료제의 효과 감소 및 부작용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한다는 응답도 28%로 나타났다. 앞으로의 노력 및 참여 방향에 대해서는 건선 정보 및 병원/의료진, 치료법(제)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찾아보겠다(64%) > 급여 기준과 정부 정책 등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겠다(41%) > 효과가 좋은 새로운 치료제 정보를 의료진에 문의하고 요청하겠다 (32%) 순으로 답했다.

대한건선협회 김성기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사회활동이 활발한 20-40대 환자가 65%를 차지했는데, 건선인들은 피부 발진이나 각질 등으로 인해 전염병으로 오해 받거나 질환에 대한 편견으로 학교, 취업, 직장 등에서의 어려움이 많다”며, “때문에 이번 결과에서 대다수 건선 환자들이 깨끗하게 개선된 피부가 장기간 유지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로 두는 것으로 생각된다. 피부 개선 효과가 좋은 생물학적 제제의 경우 고가로 중증 환자에 급여는 되지만, 산정특례 기준은 더 엄격해 적용 받기 어려워 일부 환자만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사를 통해 건선 환자들의 질환 관리에서의 어려움과 기대를 재확인한 만큼 건선과 건선 환우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치료 환경의 개선을 위해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건선은 피부 표면의 과도한 증식과 진피 등의 염증이 만성적으로 발병하는 난치성 피부 질환이다. 피부에 나타나는 발진이나 각질 등으로 인해 단순 피부 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지만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인한 전신성 면역 질환이다. 이에 따라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 및 건선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 동반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고, 신체적 고통 외에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커서 환자들이 우울감, 좌절감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사회적 관심이 좀 더 필요하다.

이경호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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