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시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박 모씨(여/ 32세)는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자주 가는 커피전문점에 가려다 발길을 돌렸다"며 "여기 근처는 흡연하는 사람들이 많아 담배 연기가 자욱할 정도"라고 말했다.
박 모씨는 "커피를 사려면 흡연자들이 있는 곳을 지나가야 하는데 다른 때라면 그냥 숨 참고 지나가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는 요즘에는 흡연자들이 내 뿜는 담배연기에 혹시 모를 바이러스가 있을까봐 아예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 모씨는 이어 "흡연 뿐만 아니라 저 사람들이 버리는 담배 꽁초도 너무 많아 보기 안 좋다"며 "최소한 쓰레기통에 버리는 양심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기자가 시청, 광화문, 서울역 인근을 취재한 결과, 담배를 피우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서 흡연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서울역 인근에서 흡연을 하던 직장인 이 모씨(남/ 41세)는 여기 흡연자들이 많이 있는데 감염 걱정은 없냐는 취재진의 말에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다. 그래도 담배를 끊을 수도 없고, 피워야 하는데 따로 흡연실이 있는 것도 아니라 그냥 (거리에서)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참에 금연을 결심해 보는 것은 어떠냐는 취재진의 말에 이 모씨는 "금연은 번번히 실패해 그냥 피우고 있다"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지만 내가 길거리를 지나갈 때 요즘 같은 시기에 옹기종기 모여 흡연하는 사람들 곁을 지나가야 한다면 망설여 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매우 필수적"이라며 "완화를 말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 두기 통해 감염 확산 차단하는 노력이 절실하다"면서 "국민에게 주는 불편과 사회경제적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이런 요구할 수밖에 없는 방역 당국도 곤혹스럽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자가 만난 이 모씨는 흡연자들도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예전보다 더 흡연할 수 있는 장소가 줄어들었고, 흡연자가 죄인은 아니지 않냐라는 것.
흡연의 특성 상 한 두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몰려 그 곳이 흡연장소가 된다며, 별도의 지정된 흡연시설(폐쇄된 공간)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우한 연구진이 '중국 의학 저널' 최근호에 흡연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폐렴 악화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흡연 경험이 폐렴 악화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흡연 경험이 있는 환자는 경험이 없는 환자보다 코로나19 폐렴 악화 가능성이 14.3배 높았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시 되고 있는 시점에서 흡연자 스스로 밀집된 곳에서의 흡연을 자제하고, 개인 건강을 위해서라도 금연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경호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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