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은 이유들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목표 체중에 도달하면, 그동안 다이어트를 위해 포기한 일상 속의 행복들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과연 꿈의 체중에 도달하면 맛있는 음식을 마음편히 먹고, 약속장소에 부담 없이 나갈 수 있을까.
현재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은 다이어트를 거듭할 경우 성향에 따라 크게 두 가지의 결과로 나누어진다. 대부분은 목표한 체중에 도착하기 전에 포기하고 폭식을 반복해 체중이 들쭉날쭉한다.
일부는 강력한 의지로 목표 체중에 도착해 외적인 모습에 만족하지만 다시 예전 몸무게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며 생활한다. 목표지향적인 성향이 뚜렷한 후자의 경우 원하는 몸매를 만들어내긴 하지만 식욕과 끊임없이 싸워야 하며 특정 스트레스 성향이 왔을 때 강력한 요요가 발생하기 쉽다.
다이어트의 결과에 관계없이 우리가 그동안 거듭해온 다이어트가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목표 체중은 고사하고 계획했던 다이어트를 자꾸만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어어트를 실패하는 이유는 현재의 내가 원하는 것을 완전히 무시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든, 다이어트에 방해되는 요소가 있다면 그저 하지 않으려고만 애썼기 때문이다. 현재의 나도 다이어트를 성공한 이후의 나도 외적인 모습은 변할 수 있어도 결국 나라는 한 사람이다.
내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현재의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모조리 무시한 채 체중감량의 가장 빠른 길로 달려가는 것은, 휘어진 기둥 위에 건물을 올리는 것과 같다. 여차저차 건물을 완성한다 해도 폭풍우 한 번에 쉽게 무너져 내릴 것이다.
물론 하루빨리 다이어트를 성공하고 싶겠지만, 체중감량 이외에 지금의 내가 원하는 것들과 원하는 정도를 알아야 한다. 다이어트에 대한 니즈와 일상에 누리고 싶은 것, 그 사이의 균형을 찾으며 천천히 걸어가야 한다. 그래야 우직한 기둥에 튼튼한 건물이 세워져 비바람이 휘몰아쳐도 이겨낼 수 있다.
그동안 삶의 일부처럼 반복해온 다이어트에 지쳤다면,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을 모색하기 전에 내가 다이어트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자. 또한 다이어트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 속의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지도 고민해보자.
우리들은 친구들과 맛집에 가는 시간도, 여행지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맛있는 안주에 술을 곁들이는 것도, 달달한 디저트를 즐기는 것도 다이어트 못지 않게 좋아하고 원한다. 그저 가장 빠른 다이어트를 위해 일상에서 누리던 것들을 모두 중단하길 다짐한다면 얼마못가 지치는 것이 당연하다.
맛있는 음식이 너무 좋아서 자기관리를 방관한 채 마음껏 음식을 먹어도, 배만 부를 뿐 마음의 허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고, 지금보다 살이 빠지길 원해서 좋아하는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다이어트에만 매진해도 며칠 뒤 식욕이 두 배 이상 왕성해져 결국 원하는 목표와 멀어질 것이다.
그래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지침없이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나만의 다이어트 강도를 정해야 한다. 내가 일상 속에서 즐기면 이어나갈 수 있는 자기관리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현재에도 만족스럽게 즐기며 다이어트가 가능하고, 꾸준한 실행으로 목표에도 도달할 수 있으며, 도착한 이후에도 온전히 일상을 누릴 수 있다.
식욕을 참고 억누르지 않고 현재의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다이어트가 쉬워진다. 억지로가 아닌 현재의 내가 좋을 만큼만 즐기기에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고 그런 꾸준함이 쌓여 느리지만 조금씩 내 몸과 마음에 변화를 가져다준다.
탈 다이어트는 다이어트를 관두고 매일 열정적으로 잔뜩 먹는 것이 아닌, 먹기 전과 중, 후 그리고 일상에서 식욕과의 싸움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단순히 다이어트를 위해 하루 패턴을 설정하는 것이 아닌 내가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이다.
다이어트에 정답은 없다. 내가 언제 어떻게 무엇을 얼마만큼 먹었을 때 행복하고 만족스러운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그 공부가 쌓일수록 다이어트는 세상에서 가장 쉬워진다.
양혜정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저작권자 © 공유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