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전직 승무원 ㄱ씨는 백혈병 투병 5년만인 지난 20일 사망했다. 2009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ㄱ씨는 6년간 북극항로를 오가며 우주방사선에 피폭된 것이 백혈병 발병의 주요 원인이라며 2018년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한 바 있다.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승현 노무사는 “과학적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산재 심사가 몇 년째 미뤄지고 있다”며 “우주방사선 실측은 한두 해만으로 끝나지 않는 장기과제이지만, 유가족 중엔 산재 인정 하나만 바라보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의심이 구체적인 추정에 이르렀다면 업무상 질병을 인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 ㄱ씨가 신청한 산업재해 심사는 현재까지 결과가 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심사가 늦어지는 가운데, 대한항공 소속 승무원 3명도 ㄱ씨와 비슷한 이유로 산재 신청을 했다.
항공업계는 승무원들의 실제 피폭량이 얼마인지 과학적으로 확정되지 않았고, 따라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우주방사선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우주방사선은 태양 또는 우주로부터 지구 대기권으로 입사(入射)되는 방사선을 뜻한다.
한편, 국내에서도 2012년 7월 26일 생활주변방사선안전관리법의 시행과 더불어 항공승무원에 대한 관리 기준이 마련됐다.
국가과학기술정보센터 NDSL에 올라온 한 논문에 따르면, 지상에서 받는 우주방사선 피폭 선량은 대기에 의한 감쇠 및 지구 자기장의 차폐 효과로 연 평균 0.39 mSv로 알려져 있다.
센터 관계자는 "고도가 증가함에 따라 우주방사선 피폭량이 증가하므로 높은 고도에서 자주 머무르는 항공승무원의 경우, 연평균 피폭 선량이 단거리 비행 시 1 mSv-2 mSv, 장거리 비행 시 3 mSv-5mSv로, 핵연료주기사업 작업자 또는 의료피폭과 비슷한 수준으로 볼 수 있으며 그 중 약 40% - 80% 는 중성자에 의한 피폭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이경호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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