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공유경제와 에너지③] 잉여전력과 적정 전기요금 유지 필수

기사입력 : 2020-10-26 11:50
+-
[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에너지부문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양측의 편익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에너지 프로슈머 사업은 대부분 에너지 시장과 가격체계 등에 의해 자연스럽게 영위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체계를 통해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스스로 설치하고자 하는 유인이 발생했으며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달성되고 있다.
center
에너지 프로슈머의 주요 내용으로는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ICT 기술 등을 활용하여 누구나 직접 전기를 생산, 소비, 판매가 가능한 신산업을 제시했다. 정부는 에너지 프로슈머 전력 시장을 개설해 개인이 생산한 소규모 전력이나 남은 전력을 팔 수 있게 허용함으로써 에너지 프로슈머의 시장참여를 촉진하겠다고 밝혔다./출처=클립아트코리아
전기요금 수준이 높으면 전기를 생산해서 판매함으로써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이윤이 크기 때문에 기존 소비자가 에너지 프로슈머로 전환하고자 하는 유인이 생긴다.

동시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요금을 절감하고자 하는 유인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존 전력회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 프로슈머로부터 전력을 구매하고자 하며 이에 개인 간 전력거래가 활성화된다.

한국은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주도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정책적 요소가 함께 뒷받침 되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면 이는 오히려 신재생 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center
이웃 간 전력거래 개념도/출처-산업통상자원부
정부는 신기후체제 출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이를 우리나라 경제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전략(2015.11월)’을 수립· 발표했다.

정부의 에너지 전략에서는 에너지 프로슈머를 4대 미래 에너지 트렌드 중 하나로 제시하고 이에 대한 정책 방향을 담고 있다. 에너지 프로슈머의 주요 내용으로는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ICT 기술 등을 활용하여 누구나 직접 전기를 생산, 소비, 판매가 가능한 신산업을 제시했다.

정부는 에너지 프로슈머 전력 시장을 개설해 개인이 생산한 소규모 전력이나 남은 전력을 팔 수 있게 허용함으로써 에너지 프로슈머의 시장참여를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30년까지 에너지 프로슈머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2016년 2월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개정을 통해 이웃 간 전력거래를신설하고 2016년 3월 ‘프로슈머 이웃 간 전력거래’ 실증사업을 실시했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수원 솔대마을 2개 지역을 실증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하고 지붕 위 태양광에서 생산한 전기를 옆집에 팔 수 있도록 했다.

수원 솔대마을은 아파트단지 외곽에 위치한 전원 마을로 전체가구 18호 가운데 11호가 태양광을 보유하고 있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은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단지로 지정된 마을이며 총 19호 가운데 11호가 태양광을 보유하고 있다.

이웃간 전력거래를 통해 에너지 프로슈머는 사용 후 남은 전력을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전기소비자는 사용 전력의 일부를 프로슈머로부터 구입함으로써 누진제에서의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정부는 에너지 프로슈머 거래가 프로슈머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국민 참여형 모델이며 잠재시장규모는 약 1조 5천억 원(주택용 전기요금의 20%), 120만 가구(누진제 5단계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산업부와 한전은 학교·빌딩·상가 등 대형 프로슈머도 잉여 전력을 이웃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거래 대상을 확대했다. 그간 대형 프로슈머는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된 전기를 전력시장이나 한전에만 판매하도록 제한됐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개정을 통해 아파트 · 상가 등 대형 소비자에게도 남은 전력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파트에 부과되는 누진제 전기요금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2단계 시범사업은 학교가 아파트에 판매하는 모델, 빌딩이 다수주택에 판매하는 모델 등 두 가지 유형으로 진행됐다. 먼저, 학교가 아파트에 판매하는 모델은 학교 옥상 등에 설치한 태양광으로부터 생산한 전력을 동일 배전망 내에 있는 아파트에 판매하는 구조이다. 서울상현초등학교가 설비용량 91kW 수준의 태양광 설비에서 생산된 전력 중 남은 전력을 인근 아파트인 중앙하이츠빌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상현초등학교는 월 전기요금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판매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다음으로 빌딩-주택 간 거래 모델은 빌딩에서 생산된 태양광 전기를 주변 가구에 판매하는 형태이다. 서울 광진구 화경빌딩에서 전력을 생산해 월 전력소비량이 400kWh 이상인 3가구에 판매함으로써 빌딩은 월 전기요금의 최대 10%, 주택거주자는 월 전기요금의 최대 50% 절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정부의 에너지 프로슈머 시장 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의 실증사업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실제로 1단계 실증사업 대상지역이었던 수원 솔대마을의 경우, 실증사업에 참여하는 실제 가구는 판매자 2가구와 소비자 2가구에 불과했으며 프로슈머의 실질적 수입도 전기요금에 비해 낮은 수준이어서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의 경우에도 발전량에 비해 소비 가구 수가 적어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산업부 공개자료에 따르면 수원솔대마을과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의 거래 첫 달 가구 평균 편익은 프로슈머가 2,116원, 소비자가 46,317원 수준이었다. 또한, 상현초등학교 - 중앙하이츠빌 아파트 실증사업은 아파트 세대 간 의견 합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프로슈머 실증사업 약정 해지를 요청함에 따라 사업이 중단됐다.

center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거래 흐름/출처-전력거래소
2016년 6월 정부는 소규모 전기공급사업,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전기자동차 충전사업 도입을 주요 골자로 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2018년 6월 최종 전기사업법 개정안에서 소규모 전기공급사업이 제외되면서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전기자동차 충전사업만 신설됐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프로슈머가 생산하고 남은 전기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개인 간 전력거래)은 허용되지 않고 중개사업자를 통한 거래만 허용되고 있다.

개인 간 전력거래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나 정부는소규모 발전사업자의 전력시장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을 도입 · 추진 중에 있다. 전기사업법 개정 이후 산업통상자원부는법 시행시점(’18.12월)에 맞춰 시행령 등 하위법령 정비를 완료했으며, 2019년 2월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이 개설됐다.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은 1MW 이하의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자동차(규모제한 없음)에서 생산한 전기를 중개사업자가 모아 전력시장에서 거래하는 사업이다. 즉, 흩어져있던 소규모 분산자원을 모아 발전사업자를 대신해 전력 거래를 대행해 주는 서비스라고 생각할 수 있다.

기존 전력시장에서 소규모 발전사업자는 사업자가 직접 전력시장에 참여해 거래하거나 한전과의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해 판매해왔다. 그러나 거래 절차의 복잡성으로 인해 대부분(95%)의 소규모 발전사업자는 전력시장에 참여하기보다는 한전과의 계약을 통한 전력 판매를 선호했다. 최근에는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함에 따라 한전과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생산된 전력이 폐기되는 문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도입으로 소규모 발전사업자는 보다 쉽게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판매 절차, 가격 협상 등 복잡한 사안을 중개사업자에게 위탁할 수 있으므로 소규모 발전사업자의 편의성이 대폭 향상된 것이다. 한편, 전력거래소 입장에서도 소규모 분산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전력계통의 안정성 제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소규모 전력중개시장 활성화를 위해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등 록과 관련한 진입장벽을 낮췄다. 허가제로 운영되어 왔던 기존 전기사업과 달리 등록만으로 전력중개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했으며, 등록요건과 등록절차도 간소화했다.

에너지 프로슈머는 분산형 전원 활용 및 거래 증가, 새로운 에너지 서비스 활성화에 기여함으로써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이 강조될 수 있다.

분산형 전원은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 추진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존 대규모 발전 - 송전 설비에서 비롯된 지역 주민과의 갈등 문제, 송전손실 문제 등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계통 안정성 저하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전원 도입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프로슈머는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통해 소비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 판매한다는 점에서 분산형 전원의 주요 활용 주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 프로슈머 활성화는 분산형 전원 활용 및 거래 증가로 이어지게 되고 동시에 에너지 전환 과정에 민간의 참여를 확대시키는 유인이 될 수 있다.

에너지 프로슈머의 수익은 에너지 생산량 중 자가 소비량을 차감한 잉여 전력 판매로부터 창출된다. 따라서 에너지 프로슈머는 자신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자가 소비량을 조절하고자 한다. 자가 소비량을 조절하는 방식은 소비량 감축 또는 시간대 이전 등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수요 반응과 관련된다.

이렇게 스스로 의사결정을 통해 에너지 생산 및 소비량 제어가 가능한 에너지 프로슈머가 확대되면 단순한 에너지 판매가 아닌 에너지 사용량 등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이 촉진될 수 있다.

에너지 프로슈머의 등장으로 에너지 그 자체보다 데이터의 가치가 높아지고 판매량 감소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전통적 에너지 공급자들은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에서 탈피해 다양한 서비스 개발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야 할 유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center
전세계 태양광 발전설비용량 변화 추이/출처-산업통산자원부
에너지 프로슈머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대 수익이다. 그리고 기대 수익은 신재생에너지 시스템 비용, 소매 전기요금, 일사량(태양광의 경우), 자가소비율(self - consumption ratio) 등에 의해 결정된다. 첫째, 신재생에너지 시스템 비용은 시스템 설치 및 운영, 유지 · 보수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포함한다. 시스템 비용이 낮을수록 프로슈머가 시스템에 투자하고자 하는 유인이 커진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태양광 시스템 비용이 급격하게 하락했고 전 세계 태양광 보급 확대는 가속화되어 왔다.

소매전기요금 수준이 높은 경우 이는 전력을 직접 생산 · 판매함으로써 전기요금을 절감하려는 유인으로 작용하며 발전 시스템 투자에 대한 수익률을 높여 프로슈머로의 변화를 유도한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에너지 프로슈머를 시장에 참여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에너지비용 절감이었으며, 특히 소매전기요금이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보다 높은 경우 그 유인은 훨씬 크게 작용한다. 최근 IEA 보고서(2018)에 따르면 많은 국가에서 이미 소켓패리티에 다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자가소비율이 높을수록 에너지 프로슈머로 참여할 유인이 높아진다. 자가소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생산한 전력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스템의 경제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에너지 프로슈머 활성화에 있어 정책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경제적 요인, 행동적 요인, 기술적 요인 등에 의해 에너지 프로슈머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이 어느 정도 조성되었다 할지라도 인센티브와 지원 정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나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 적절한 정책 실행은 시장 활성화를 위한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에너지 프로슈머가 활성화된 유럽 국가의 경우 발전차액지원제도, 세제 감면, 보조금 지급 등의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또한, 절차 간소화를 통해 프로슈머로서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을 생산하고 전력망에 연계하는 것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프로슈머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

단기적으로 정책적 지원과 함께 시장 기반이 조성되고 신재생 에너지의 경쟁력이 제고되면, 오히려 중기적으로는 정책적 지원 뿐만아니라 다양한 방식을 통해 에너지 프로슈머 시장은 확대될 수 있다.

한편, 에너지부문에 공유경제를 도입함으로써 우리는 재생에너지 기반의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구축, 친환경에너지 이용 확대 및 기후변화 대응, 신기술 채택으로 경제적 혜택 영위, 이해당사자들의 공동의 이익 증진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에너지부문에서 공유경제를 적극적으로 활성화 함으로써 이러한 가치를 사회 전반에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에너지 프로슈머를 육성하거나 소규모 전력거래를 확산하는 것이 에너지 부문의 공유경제를 확대하는 것과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유경제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프로슈머의 존재와 소규모 에너지 거래의 허용은 필수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부문의 공유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필요하다.

우선 공유를 위해서 잉여자원이 존재해야 한다. 그러므로 에너지 프로슈머가 꼭 있어야 한다. 둘째로 수익이 나는 비즈니스 모델이 마련되어야 한다. 잉여 전력의 판매를 통한 전력판매 수익, 이산화탄소 발생량 감축에 따른 이익, REC 등 재생에너지 지원금 확보 등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갖춰져야 한다. 셋째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하여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플랫폼의 구축이다.

이러한 거래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기술적인 어려움이 따르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이미 극복한 것으로 해외사례에서 알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웃 간 에너지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며, 프로슈머를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정책적 지원도 필수적이다.

참고문헌: 에너지부문의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 사례 연구
김민경 · 이윤혜, "에너지 프로슈머, 새 전력수급 주체로 분산자원 중개시장 이용해 활성화 필요"
김소희, "에너지 프로슈머 활성화를 통한 민간의 참여 확대"
박문수 · 김천곤· 고대영· 이동희· 이순학, "공유경제 활성화를 통한 서비스업 성장전략"
박찬국, "우리나라 P2P 전력거래 가능성 연구"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사업법 시행령'
소규모 신재생에너지발전전력 등의 거래에 관한 지침(제2016-35호)
이수일, "공유경제 관련 제도개선방안 연구"

이경호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저작권자 © 공유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