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 이하 경총)가 5인 이상 기업 1021개사(응답 기업 기준)를 대상으로 ‘고령자 고용정책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21일 경총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8.2%가 ‘현 시점에서 60세를 초과한 정년연장은 부담된다’고 답했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정년연장이 부담됨’이라는 답변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1000인 이상 기업에서는 ‘현 시점에서 60세를 초과한 정년연장이 부담된다’는 응답 비율이 71.2%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60세를 초과한 정년연장이 부담된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가장 큰 부담으로 ‘연공급제로 인한 인건비 부담’(50.3%)을 꼽았고, 다음으로 ‘현 직무에서 고령 인력의 생산성 저하’(21.2%), ‘조직 내 인사적체’(14.6%) 순으로 집계됐다.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확대)’라는 응답이 34.5%로 가장 높았고, ‘임금체계 개편’ 20.8%, ‘고령인력 배치전환’ 14.3%, ‘고령자 직무능력향상 교육 실시’ 14.2% 순으로 나타났다.
60세를 초과한 정년연장이 부담된다고 응답한 기업 중 절반 이상(53.1%)이 ‘신규채용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별로 영향없음’이라는 응답은 39.9%로 나타났으며, ‘신규채용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6.9%에 불과했다.
‘신규채용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노조가 있을수록, 기업 규모가 클수록 높게 조사됐다.
정부의 고령자 고용지원제도에 대한 기업 인지도는 저조한 편이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홍보 및 제도 안내 강화가 필요하다’는 답변(30.1%)이 가장 많았다.
응답 기업들은 고령 인력 활용 확대를 위한 지원책으로 ‘인건비 지원’(28.1%), ‘고령자 근로계약 다양성 확보를 위한 법·제도 개선’(25.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정부 고령자 고용 지원제도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자고용지원금’(52.8%), ‘임금피크제 지원금’(52.0%)의 인지도는 50%대 수준에 그쳤고, ‘고령자 고용환경 개선 융자’(10.9%), ‘신중년 적합직무 장려금’(23.4%), ‘고령자 계속고용 장려금’(43.8%)은 인지도가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고령자 고용지원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응답 기업의 30.1%가 ‘홍보 및 제도 안내 강화’라고 답변했고, 이어 ‘행정절차 간소화’ 25.1%, ‘지원금·지원기간 확대’ 18.0%, ‘지원대상 선정 요건 완화’ 17.5%, ‘새로운 지원제도 도입’ 8.1% 순이었다.
고령 인력 활용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정책은 ‘인건비 지원’이라는 응답이 28.1%, ‘고령자 근로계약 다양성 확보를 위한 법·제도 개선’이라는 응답이 25.9%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현재 정년제도를 운영하는 방식은 기업 규모별로 뚜렷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인 미만 기업은 ‘정년제 없음(별도 정년제 없이 원하는 만큼 일함)’이라는 응답이 66.9%로 가장 높았고, 1000인 이상 기업은 ‘60세 정년(법정 정년)’이라는 응답이 70.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인력난 해결을 위해 별도 정년 없이 원하는 만큼 일하게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 기업은 고령 인력에 대해 ‘성실성’(60.1%)과 ‘조직충성도’(32.1%)는 높지만, ‘디지털 적응력’(51.0%)과 ‘창의성’(30.6%)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경총 이형준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응답 기업 10개사 중 약 6개사가 현 시점에서 60세를 초과하는 정년연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이런 기업의 절반 이상은 신규채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며 “지금은 60세를 초과하는 정년연장을 포함해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특히 정년연장이 부담된다고 응답한 기업 중 50.3%가 연공급형 임금체계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답한 만큼 연공급형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 개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임금 및 고용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노동법 전반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며, 고령 인력에게 부족한 디지털 적응력을 보완할 수 있는 직업훈련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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