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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영업규제 10년, 소비자 10명 중 7명 ‘규제개선’ 필요

기사입력 : 2022-06-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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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상의
사진=대한상의
[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소비자 10명 중 7명은 ‘대형마트 영업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15일 최근 1년 이내 대형마트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형마트 영업규제 10년,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는 2012년부터 시행돼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현재 대형마트는 월 2회 공휴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다.

대형마트 영업규제에 대해 67.8%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현행 유지’와 ‘규제 강화’ 의견은 각각 29.3%와 2.9%로 집계됐다.

규제완화의 방식으로는 규제 폐지(27.5%), 지역특성을 고려한 의무휴업 시행(29.6%), 의무휴업일수 축소(10.7%) 등을 꼽았다.

◇ 대형마트 영업규제 10 년, 규제 실효성 약하고 역효과 초래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에 효과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8.5% 는 효과가 없었다고 답했고, 효과 있었다는 34.0%, 모름은 17.5%였다.

효과가 없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그 이유로 대형마트 규제에도 전통시장·골목상권이 살아나지 않아서(70.1%), 의무휴업일에 구매수요가 전통시장· 골목상권이 아닌 다른 채널로 이동해서(53.6%), 소비자 이용만 불편해져서(44.3%) 등을 차례로 들었다.

이용하던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실제 구매행동으로는 대형마트가 아닌 다른 채널 이용(49.4%), 문 여는 날에 맞춰 대형마트 방문(33.5%)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당일 전통시장에서 장을 본다는 의견은 16.2% 에 그쳐,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따른 전통시장으로의 구매수요 이전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형마트 의무휴업 시 다른 채널을 이용한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은 이용하는 채널로 중규모 슈퍼마켓·식자재마트(52.2%), 온라인쇼핑(24.5%), 동네 슈퍼마켓·마트(20.6%) 등을 차례로 꼽아 규모가 큰 중소유통업체와 온라인쇼핑이 대형마트 영업규제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규제 지속 명분도 부족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느냐 는 물음에는 57.3%의 사람들은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답했고, 경쟁하는 관계라는 응답은 20.3%에 그쳤다.

이어 전통시장의 주 경쟁상대는 어디냐는 질문에는 인근 전통시장(32.1%)이나 슈퍼마켓·식자재마트(30.9%), 온라인쇼핑(18.8%) 등을 차례로 꼽았고, 대형마트를 경쟁상대로 지목한 비율은 16%로 조사됐다.

이를 반영하듯 대형마트 이용자의 47.9% 는 최근 1년간 전통시장을 한번도 이용한 적이 없다고 밝혔고, 전통시장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사람들의 비중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게 나타나, 인구구조 및 소비트렌드 변화 등 시대 흐름을 반영한 유통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 소비자는 이용불편 감내

식재료나 생필품 구입 등 장을 보기 위해 주로 이용하는 구매채널로 응답자들은 대형마트(54.7%), 중규모 슈퍼마켓·식자재마트(16.1%), 온라인쇼핑(15.6%) 등을 주로 꼽았고, 동네 슈퍼마켓(10.7%)과 전통시장(2.3%)을 이용한다는 비중은 13%에 그쳤다.

또 의무휴업일을 미리 알게 됐을 때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의무휴업일 이전에 장을 본다(56.9%), 의무휴업일이 아닌 일요일에 장을 본다(11.3%)고 답해, 의무휴업 규제를 하더라도 대형마트를 찾고 있어 영업규제로 인한 이용불편을 감내하고 있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장보는데 불편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불편하다(36.2%)와 불편하지 않다(37.4%)는 의견이 비슷했다. 이에 대해 숙명여대 서용구 교수는 “이용자들이 장기간에 걸친 규제로 의무휴업시 대체행동에 익숙해져 있다”면서 “온·오프라인 구매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의 불편함을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 소비자, ‘의무휴업일 온라인배송 허용’, ‘의무휴업일 탄력적 운영’ 등 희망

응답자의 3명중 2명은 의무휴업일에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6명은 실질적으로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맹형 SSM에서 지역화폐 사용 허용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54.7%의 소비자들은 지역실정이나 상권특성에 맞게 지자체별로 의무휴업일 탄력적 운영에 찬성했다.

특히, 의무휴업일 대형마트 온라인배송 금지 규제에 대해 42.8%가 ‘부적절한 규제’라고 답했고, 부적절한 이유로는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온라인과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55.8%), 의무휴업 규제에다 온라인 규제까지 받는 것은 과도해서(47.0%), 소비자 이용 선택폭이 좁아져서(46.7%), 시대의 흐름이나 소비트렌드와 맞지 않아(41.8%) 등을 차례로 들었다.

◇ 판매자 → 소비자 우선, 규제 → 상생협력으로 정책전환 필요

유통정책 수립시 고려사항으로는 소비자 이용편의(40.4%) 의견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 소비자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책추진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

유통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대형기업과 전통시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관계 구축(40.3%)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공정 시장환경 조성(24.5%), 전통시장·골목상권 경쟁력 강화(19.9%)를 차례로 들었다.

대형마트 영업규제의 지속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는 10명 중 7명(71%)은 규제효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실질적인 평가후에 규제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답해, 규제효과에 대한 분석과 검증을 바탕으로 정책방향이 결정돼야 한다는 견해가 주를 이뤘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온라인유통 확대, MZ 세대 부상, 4차 산업기술 발전 등으로 유통시장 환경은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바뀌었다”면서 “규제보다는 소비트렌드와 시대흐름을 반영해 공정한 경쟁환경을 구축하고 소상공인 경쟁력을 강화해가는 방향으로 유통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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