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최근 제주 강정마을과 희망버스 현장 취재진을 체포하거나 폭행한 것과 관련,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10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조현오 청장이 책임있는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경우 경찰의 만행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이들 단체는 “집회 현장에서 경찰의 언론탄압이 도를 넘고 있고, 집회 현장에서 기자들을 폭행하고, 연행하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며 “지난 4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시위를 취재하던 기자가 경찰에 강제 연행된 데 이어, 8일 부산 희망버스를 촬영하던 카메라맨과 이에 항의하던 PD까지 체포했다.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촬영하던 기자에게 경찰이 손에 들고 있던 최루액을 발사해 쓰러지게 한 일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집회 현장에서 기자를 체포한 이유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해산명령 불이행이라는 경찰의 설명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제주 강정마을에서 체포된 <미디어충청> 정재은 기자의 경우 기자라는 신분을 밝혔는데도 시위 참가자와 함께 연행하며 취재 자체를 방해했고, 부산 희망버스 촬영 중이던 <칼라 TV> 취재진 역시 경찰의 연행으로 촬영 기회를 차단당했고, 이에 항의하던 칼라 TV PD까지 체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취재진에 대한 체포와 연행에 대한 경찰의 해명도 가관”이라며 “맨 처음 경찰은 연행된 취재진이 기자인 줄 모르고 연행했다고 대답했다가, 연행 당시 기자라고 명백히 밝혔음에도 ‘자칭 기자’ 아니냐며 경찰이 자의적으로 기자 여부를 해석하고 관련 혐의를 뒤집어씌우기까지 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심지어 경찰은 ‘PRESS’라고 적힌 기자증을 패용한 사진기자를 향한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며 “경찰의 강제진압 상황을 촬영하던 <민중의 소리> 사진기자에게 경찰은 손에 들고 있던 최루액을 눈과 카메라를 향해 조준 발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개탄했다.
이들 단체는 “전쟁 중에도 종군기자에게 총을 겨누지 않는 게 상례이건만 대한민국 경찰은 기자에 대한 폭행과 체포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경찰의 공무집행은 언론과 집회의 자유라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범위에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더구나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4조에서도 언론사의 기자 출입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경찰은 헌법과 법률 모두 철저히 무시하고 기만했다”며 “이는 명백한 언론자유의 침해이자, 경찰 스스로 범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들 단체는 “집회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기자 체포와 폭행을 서슴치 않고 있는 경찰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경찰의 이 같은 언론탄압이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우발적인 조치라기보다 조직적이며 지속적인 취재방해와 국민의 알권리 침해라는 점에서 이번 사안을 중대한 언론자유침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취재현장에서의 기자에 대한 폭행은 언론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자, 민주주의를 포기한 처사”라고 맹비난했다.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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