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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대법관 취임사 전문

기사입력 : 2012-01-0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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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김민지 기자]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다음은 여성 대법관 3번째인 박보영 대법관 취임사 전문

3일 취임식을 가진 박보영 대법관(사진=대법원) 존경하는 대법원장님, 대법관님, 그리고 선후배 법관과 직원 여러분!

오늘은 정말 행복한 날입니다. 오늘은 사랑하는 법원에 제가 다시 돌아오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다시 돌아오고자 결심함에 있어, 저처럼 능력도 부족하고 변변하게 내세울 자랑거리도 없는 사람이 대법관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아마도 주위의 격려가 없었다면, 법원에서 일하시는 많은 분들께서 제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일깨워 주시지 않았다면 저는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법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믿어 왔고 25년 동안 판사와 변호사로 일하면서 법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써 왔습니다.

우리 헌법은 우리 국민이 바라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헌법 전문에 나오는 것처럼, 유구한 역사와 전통의 계승, 불의에 항거한 민주이념의 계승,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 정의·인도와 동포애, 사회적 폐습과 불의의 타파,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균등,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 등이 그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가치들이 우리 법을 해석ㆍ적용함에 있어 투영되도록 노력할 것이고 법을 통한 아름다운 세상이 도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또한 양승태 대법원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다수결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다수의 그늘에 묻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사법부의 사명을 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법정 안팎에서 만난 사회적 약자, 소수자, 여성, 가족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법적 해결책을 고민해 보겠습니다.

저는 오늘 다시 법원에 돌아오면서 과거 처음 법관이 되었을 때의 경건함과 겸손함을 다시 몸과 마음에 새깁니다. 그 몸과 마음으로 제가 사랑하는 법원이 국민이 사랑하는 법원, 국민이 신뢰하는 법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귀중한 시간을 쪼개어 저의 대법관 취임식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항상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 1. 3. 대법관 박 보 영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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