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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출신 권성 언론중재위원장 왜 비난받나?

언론중재위원장 27일 돌연 사임하고, 28일 통진당 해산사건 정부 측 대리인 활동

기사입력 : 2014-01-2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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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김민지 기자] [로이슈=신종철 기자] 헌법재판소 재판관 출신인 권성 언론중재위원회 위원장이 27일 돌연 사임하고, 28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심판 사건의 정부 측 대리인으로 나설 예정이이서 비난이 제기됐다.

▲권성언론중재위원장
▲권성언론중재위원장
지난 2008년 4월 언론중재위원장에 취임한 권성 위원장은 2011년 임기 3년의 위원장직에 유임돼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권성 변호사는 2007년 8월 대한변호사협회가 수여하는 법조계 최고 권위의 상인 ‘한국법률문화상’을 받은 바 있기 때문에, 논란이 될 전망이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권성 언론중재위원회 위원장은 27일 변호사 업무에 주력하기 위해 언론중재위원장 및 중재위원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당장 이번 통진당 사건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하는 이재화 변호사는 트위터에 “권성 언론중재위원장, 정부의 긴급호출에 (27일) 사표 제출하고, 당일에 정당해산사건 정부의 소송대리위임장 제출”이라고 꼬집으며 “그가 한 언론중재재판도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았을까?”라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정부가 급했나? 권성 위원장이 권력의 부름을 애타게 기다린 것인가? 한심하긴 마찬가지다”라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권성 언론중재위원장이 오늘 갑자기 사의를 표명했다. 내일 예정된 진보당 해산심판청구 첫 변론에서 법무부측 대리인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 이유다”라고 소식을 전했다.

홍 대변인은 “언론중재위원회는 언론보도로 인한 분쟁을 조정, 중재하는 막중한 역할을 하는 곳이어서 무엇보다 모든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중요하다. 특히 방송, 통신, 인터넷 등 언론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언론중재위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이어 “그런 언론중재위의 수장이 임기를 두 달 정도 남겨두고 가장 정치적인 재판에 참여하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며 “청구 당사자가 박근혜 정권이며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직접 대표로 나선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미 언론중재위의 ‘독립성’은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지적했다.

홍 대변인은 “국무회의에서 정식 절차도 무시하며 긴급 안건으로 상정하고 변변한 논의조차 없이 통과시킨 지 벌써 세 달이 다 돼 가는데, 그 동안 무엇을 했는지 몰라도 첫 변론일을 하루 앞두고 갑작스레 언론중재위원장을 긴급 호출했다”며 “막중한 언론중재위의 업무에 지장을 주면서까지 말이다. 그야말로 ‘날림’이다”라고 어이없어 했다.

또 “만약 그게 아니라 이미 법무부측 대리인 제안을 받고 내락한 상황에서 첫 변론일을 하루 앞두고 어쩔 수 없이 사퇴한 것이라면 그야말로 온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그간 ‘중립성’과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중재위 업무를 제대로 볼 수나 있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홍 대변인은 “권성 언론중재위원장의 갑작스런 긴급호출은 ‘날림’인가 ‘속임’인가?”라며 “‘날림’이든 ‘속임’이든 원내 제3당에 대한 사상 초유의 해산심판청구라는 점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이번 사건의 총지휘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 앞에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 권성 변호사는 누구

한편, 권성 언론중재위원장은 제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69년 부산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해 대전지법 부장판사, 서울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수석사법정책연구심의관, 대법원 사법제도발전위원회 연구실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청주지법원장, 서울행정법원장 등을 역임하고 2000년에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임명됐다.

헌법재판관 6년 임기를 마치고 법무법인 대륙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다 2008년 4월 이명박정부에서 언론중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2008년 11월에는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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