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재판은 부산 최초로 법원 밖에서 열린 실제 재판으로 눈길을 끌었으며, 장소만 바뀌었을 뿐 정식 재판으로 합의부 판사들과 재판 진행요원들이 모두 참여해 진행됐다.
이는 시민에게 실제 재판을 가까이에서 접하고 법관들과 직접 대화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재판에 대한 이해와 친밀도를 높이고, 사법부와 지역민 간 소통과 사법의 투명성을 증진시키려는 부산고법의 노력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날 재판은 1998년 숨진 해군 부사관의 부모가 보험회사를 상대로 숨진 아들이 군 내부의 지속적 폭언과 구타, 가혹행위 등으로 인해 정신ㆍ육체적 고통을 겪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목을 매 숨졌다고 주장하며 보험금을 청구한 사건에 대한 항소심이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망인은 구타 및 가혹행위를 당한 뒤 비관적인 생각에 빠져 자신의 의사결정에 따라 스스로 사망하게 됐다”며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재판 절차는 재판부 구성원 소개와 쌍방 소송대리인의 구술변론, 전문가 증언과 방청객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전문가 증언은 전문심리위원인 동아대 정신건강의학과 최병무 교수의 의견진술로 이뤄졌고, 방청객 질의응답 시간에는 대학원생 및 학부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많은 질문이 이어졌다.
재판장인 천대엽 부장판사는 “부산지역 첫 열린 법정을 명문사학 동아대에서 진행하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며 “젊은 예비법조인 여러분들과 눈높이를 맞추려 노력했다. 여러분의 앞날에 무궁한 영광이 있길 바란다”고 로스쿨학생들에게 말했다.
임정환(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2학년)씨는 “학문으로만 접하다가 실제 재판에 접목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돼 법학도로서 감격적인 순간 이었다”며 “실제 판사님들과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져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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