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경상도에서는 ‘슬날’이라고 부르는데 슬슬 다가온다고 해서 ‘슬날’이라고 하고, 서럽다는 뜻에서 ‘설’이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 명절이 다가오는 것이 결코 반가운 일은 아니어서 설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불리워졌는 모양이다.
또 다른 유래를 찾아보니 ‘사리다(삼가다)’라는 의미로 설은 ‘삼가고 조심하는 날’로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1년동안 무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행동을 조심하라는 의미에서 설은 여러 가지 어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설명절을 앞두고 저마다의 이유로 설레이기도 할 것이다. 직장다니는 사람들은 연휴가 길어서 모처럼 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장사하는 사람들에겐 설대목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저마다의 이유로 설레이는 요즘, 4월 13일 치러질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있는 입후보예정자들에겐 이번 설명절이 큰 의미로 다가 올 수 있는 시기이다.
과거에 비해 점차 깨끗해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명절선물을 빙자한 정치인의 기부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있으니 여전히 명절은 받는 사람에게나 주는 사람에게 금품·향응 제공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우리 속담에 ‘싼게 비지떡이다’, ‘공짜라면 양재물도 마신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라는 말이 있듯이 공짜가 실속이 없으니 나온 말이라고 생각된다.
우선 받아서 달콤하다고 받다보면 그것이 중대범죄가 될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 금품제공행위가 근본적으로 차단되기 위해서는 선관위와 수사기관의 예방·단속이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후보자와 유권자의 의식개혁이 매우 절실하다 할 것이다.
부산시선관위는 설명절을 대비하여 선거법을 몰라 위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당,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등에게 관련 법을 적극 안내하고 있으며, 금품이나 음식물 등을 받은 사람에게는 최대 50배, 최고 3천만원의 과태료·신고 포상금제도(최고 5억원) 안내를 통해 명절에 발생할 수 있는 기부행위 사전예방 안내도 적극 실시하고 있다.
선거구획정 지연, 예비후보자 과열양상 등 연일 정치권 뉴스로 조용한 날이 없는 요즘이지만, '삼가고, 조심하는 날‘의 의미를 가진 설의 어원을 되새기며, 가족·친지와 함께 즐겁고 행복한 명절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부산서구선거관리위원회 이은주 홍보주임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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