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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다단계 사기로 수백억 챙긴 일당 적발

기사입력 : 2016-10-2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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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김민지 기자] 화장품을 만들어 팔면서 다단계 판매회원을 모집하고, 지속해서 투자를 권유해 수백억 원을 편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사기 등의 혐의로 박모(54)씨를 구속하고, 이모(52·여)씨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박씨 등은 지난 2013년 2월부터 최근까지 수원시 장안구에 다단계 판매회사를 차려놓고, 자신들이 제조한 화장품을 "사각 턱 교정 및 여드름 제거에 좋다"고 허위·과장 광고해 1만 8천여 명을 상대로 판매, 910여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판매회원을 모집하고, 구매량이 늘어나면 등급을 올려주는 다단계 방식으로 범행했다.

박씨 등은 5만 2천 원짜리 화장품 세트를 42만 3천 원에 판매하면서, 1개를 산 사람을 '매니저'로 임명했다.

하위 판매원을 포함해 1천144만 원(27개)어치를 사면 '가맹점주', 6천600만 원은 'ADC(국내매출공유)', 1억9천800만 원은 'AN(아시아매출공유)', 10억 원은 'CEO(세계매출공유)'로 승급시켰다.

화장품을 판매할 경우 10∼43%의 수당을 지급하기 때문에 판매회원이 된 이들은 또 다른 판매회원을 모집하는 식이었다.

박씨 등은 "국내 1천여 개의 화장품 가맹점이 있고, 해외지사도 있어 실적이 좋다"며 "승급을 하면 국내·아시아·세계 매출에 대한 이익을 연금형식으로 공유하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또 자신들의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되면 수년 내에 주식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현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1만 8천여 명의 판매회원 중 2억∼10억 원 상당을 투자한 'AN', 'CEO' 등급만 해도 110여 명에 달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화장품 판매가 어려워지자 환불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판매회원으로부터 신고를 받아 박씨 일당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편취한 돈을 부동산 구매자금 등으로 사용했다"며 "피해자는 대부분 50∼60대 여성으로 많은 수익을 낼 줄 알고 대출을 받아 화장품을 샀다가 낭패를 봤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판매한 화장품에 유해 성분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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