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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폭행 보도되자 “정정 요청하라” 협박한 업주

기사입력 : 2016-10-2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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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김민지 기자] 아르바이트생이 존다는 이유로 마구 때리고, 언론 보도가 나가자 되레 피해자에게 "언론사에 전화해서 정정보도를 요청하라"고 협박한 업주들을 상대로 구속 영장이 신청됐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특수상해 및 특가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로 송모(43)씨와 김모(35)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송씨는 지난 9월 3일 자정께 의정부시 호원동의 한 치킨 가게에서 아르바이트생 A(20)씨를 주먹과 빗자루 등으로 수십 차례 때리고, A군이 신고하자 "내가 조직폭력배인데 묻어버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치킨집 업주인 김씨는 지난 9월 말 이 사건이 언론에 소개되자 "본사로부터 억대 소송을 당하게 됐는데, 그 책임을 너에게 돌리겠다"며 협박한 혐의(강요)를 받고 있다.

이들 두 사람은 친구이자 사실상 동업자 관계지만, 소송을 피하려고 동업자가 아닌 것으로 위장하기도 했다.

A군은 지난 9월 3일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잠깐 졸다 봉변을 당했다. 송씨가 가게에 와서 A군을 깨웠는데 A군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구 폭행한 것이다.

A군은 폭행을 당하고도 신고하지 못하고 고민하다 9월 말 아버지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신고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난게 아니었다.

송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도 되려 A군에게 "건방지게 신고했냐, 내가 조직폭력배인데 너를 묻어버리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더해 이 사건이 언론에 소개되자 이번에는 치킨집 업주 김씨가 A군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김씨는 A군에게 "너 때문에 내가 (치킨집) 본사로부터 소송을 당하게 생겼다"며 "(이 사건을) 보도한 언론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송씨는 치킨집과 상관없는 인근 분식집 사장이며 동업자도 아니라고 정정보도를 요청하지 않으면 소송을 너에게 돌리겠다"고 협박했다.

김씨와 송씨는 지인 관계로, 김씨는 치킨집 업주고 송씨는 인근 분식집을 운영한다.

다른 아르바이트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수시로 서로의 가게를 오가며 돌봤고, 송씨가 김씨의 경영을 돕기 위해 돈을 빌려 건넨 사실도 확인됐다.

5명이 넘는 아르바이트생들도 송씨를 동업자 사장으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최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치킨집에 가 김씨에게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요구하자 김씨는 "송씨와 내가 동업자 관계인데 어떻게 영상을 주겠냐"고 진술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소송을 안 당하려면 동업주가 아닌 사장으로 가야 될 것 같다'며 의논한 기록을 발견했다.

A군은 폭행을 당한 후에도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하고 되려 협박당해 정신적, 육체적 충격으로 4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업주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상대적 약자인 아르바이트생을 폭행하고, 이후 반성이나 사과는커녕 협박을 일삼은 사건으로 보고 있다"며 "이들이 아르바이트생을 때린 후에도 협박하고 괴롭힌 정황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내주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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