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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조선사 밥줄 끊는 지방은행…RG발행 부산은행 1건 경남·전북·광주은행은 '無'

기사입력 : 2017-06-2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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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조선사 밥줄 끊는 지방은행…RG발행 부산은행 1건 경남·전북·광주은행은 '無'
[공유경제신문 박정우 기자] 조선소밀집 지역인 부산·울산·경남 및 호남 등 지역의 지방은행이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는 조선소의 RG를 단 1건에만 발행한 것으로 조사돼 논란이 일고 있다.

RG는 선박이 계약대로 인도되지 못하면 발주사가 조선사에 낸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지급해준다는 일종의 보증서다. 은행으로부터 RG가 발급돼야 비로소 수주계약이 성사되기 때문에 RG발행을 은행권이 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조선업의 밥줄인 수주가 불가능해진다 .

28일 국회 산업위 소속 정유섭(인천부평갑)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4월까지 부산․경남․전북․광주 등 지방은행의 RG발행 실적을 조사한 결과, 부산은행이 지난해 소형조선사 대상으로 64억원 상당의 RG를 발행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은행은 발행실적이 전무했다. 이 밖에도 전북 군산(현대), 전남 영암(현대삼호), 목포(현대), 해남(대한), 광양(오리엔트) 등 호남지역에도 조선사들이 있으나 전북은행 및 광주은행의 발행실적은 없었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에서도 조선사의 RG발행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부터 올 4월까지 수출입은행․산업은행․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RG발행 전체금액의 73.6%인 14조9,098억원(356건)을 담당했으며 나머지 26.4%인 5조3,482억원(162건)을 14개 시중은행이 담당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은 중견 및 소형 조선사에 각각 전체금액의 1.9%, 0.1%인 3,873억원(9건), 258억원(6건)만 발행해 시중은행이 사실상 중소조선사에는 RG발행을 중단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은 2015년 중소 조선사에게 전체금액의 2.4%인 3,704억원(9건), 2016년에는 1.3%인 427억원을 발행했으나, 2017년에는 단 한 건도 발행하지 않았다. 소형 조선사 RG발행의 경우 시중은행은 2015년 전체금액의 0.004%인 6억원(1건), 2016년 0.8%인 252억원(5건), 올해 4월까지 발행실적 없는 상태다.

이와 함께 한 해 75%이상을 담당하던 국책은행이 올해는 RG발행을 시중은행보다 더 적게 발행해 정책금융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올 4월까지는 국책은행이 전체 발행금액의 절반도 안 되는 46.8%인 6,648억원(19건)으로 시중은행 7,552억원(16건)보다 더 적게 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발주물량이 늘어나고 빅3의 수주소식이 이어지면서 기대감이 높았지만 은행권의 높은 문턱에 좌절하고 있다"며 "중소 조선사들에 대한 은행권의 배려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중은행에 이어 국책은행이 RG발행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조선소의 RG발행을 지방은행까지 외면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중소 조선업체들에게는 큰 상처가 된다"며 "든든한 지역경제 버팀목으로 조선업계가 부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방은행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박정우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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