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박원규(24세, A1등급)다. 박원규는 훈련원 시절부터 14기 최강자중 한명으로 손꼽히며 주목을 받았다. 올 시즌 데뷔해서는 전반기에 무려 11승(준우승 8회)을 거두며 팬들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승률 31%, 연대율 54%로 한때 다승부문 10위 안에 들기도 했다. 데뷔 첫해 A1급으로 승급하는 경우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경정에서 박원규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A1급으로 승급에 성공하며 후반기에도 상승세가 계속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후반기 박원규의 하락세가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 후반기 성적은 우승 없이 준우승만 4차례, 연대율 17%에 머물고 있다. 전반기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이다.
박원규 뿐만이 아니다. 전반기 4승(준우승 4회)를 거둔 이휘동도 후반기에서는 2승(준우승 2회)만을 거두고 있고, 전반기 5승(준우승 2회)이었던 문성현은 8월 이후 단 한차례도 5, 6위권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전반기 6승(준우승 2회)의 고정환도 후반기 개점 휴업상태이다. 조규태, 하서우 등도 6월 이후 아직 우승이 없는 상황이다. 유일하게 여자 선수인 김은지 만이 후반기 우승 3회(준우승 3회)로 전반기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신인들이 후반기에 부진한 원인은 무엇일까? 경정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기존 선수들의 견제를 꼽는다. 기존 선수들은 데뷔 초기의 신인들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실전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인들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실전에 빠르게 적응하며 좋은 성적을 내자 조금씩 기존 선수들에게 견제를 받게 되었다. 특히, 박원규의 경우 집중 견제를 받다 보니 1턴 전개를 풀어가기가 전반기보다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험 부족도 부진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언급된다. 특히 여름철로 들어서며 모터의 힘이 전반적으로 하락하자 이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고 7월 이후 성적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적 하락으로 인해 자신감까지 떨어지면서 오히려 전반기 때보다 불안한 선회를 보이는 선수도 많아졌다. 다행히 가을로 접어들며 한층 떨어진 기온으로 모터 성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어 신인들이 조금씩 부진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원규의 경우 후반기 들어 우승은 없지만 스타트 기세나 선회가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4기 신인 중 약체로 꼽혔던 서종원도 비록 모터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지난주 2승을 거두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경정전문가들은 “항상 시즌 막바지에 다가갈수록 하위권 선수들의 분전이 이어진다. 그중에서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는 신인들이 조금 더 과감하게 승부를 펼칠 경우 남은 기간 동안 이변의 주역으로 좋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정우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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