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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이터] 2030 여성 ‘친구 따라 화장품 산다’

기사입력 : 2017-11-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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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이터] 2030 여성 ‘친구 따라 화장품 산다’
[공유경제신문 박정우 기자] 화장품의 주 소비층인 2030 여성들은 화장품을 구매할 때 다른 사람의 추천과 사용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원 180만 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뷰티 커뮤니티 파우더룸이 2016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1년간 카페에서 회원들이 주고 받은 대화내용을 분석해 언급량 순으로 '파우더룸 키워드 Top 30'을 선정한 결과, ‘추천’과 ‘친구’가 각각 9%와 8%의 비중으로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또한 'vs', '어떤가요', '질문'이 각각 6위, 19위, 29위를 차지했다. 1위 ‘추천’과 이들 3개 키워드는 파우더룸에서 회원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묻거나 자신의 의견을 밝힐 때 주로 사용하는 단어다. 즉, 'TOP 30'에 의견과 관련한 키워드가 4개나 포함됐는데, 30개 키워드의 전체 합산 언급량 중 이들 4개 키워드의 언급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8%였다.

2개 이상 복수의 제품을 비교할 때 사용하는 키워드 'vs(versus)’는 평소 10위권 밖에 머물다 설날이나 추석, 5월 가정의달 선물 시즌을 앞두고는 언급량이 급증하며 월 순위가 3~4위까지 치솟았다. ‘TOP 30’ 내 대부분의 키워드가 월별 순위 변동이 크지 않은 것과 대조적인데, 이는 선물 아이템으로 화장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선물용으로 화장품을 구매할 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더욱 민감하게 반영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vs’와 함께 언급된 상위 키워드는 ‘룸메님들’, ‘추천’, ‘어떤게’, ‘선물’, ‘뭐가더’, ‘좋으세요’ 등이었다. 이 중 ‘룸메’는 ‘파우더룸 메이트(친구)’의 줄임말로 파우더룸 카페에서는 회원들을 서로 ‘룸메’라고 부른다. ‘룸메’도 26위(1.2%)로 ‘TOP 30’ 안에 랭크됐다. 회원 간 정보 공유와 소통이 활발한 파우더룸 고유의 친밀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파우더룸’을 운영하는 김정은 파우컴퍼니 대표는 상당수의 여성이 늘상 사용하는 기본 화장품조차도 구매를 앞두면 거의 매번 정보탐색을 새롭게 반복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 대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구매 전 정보탐색 단계’가 발달한 국내 화장품 시장의 특성과 뷰티케어 부문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욜테크’(YOL-tech) 소비 트렌드, 그리고 ‘메이비(maybe) 세대’의 결정장애 성향 등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즉 우리보다 뷰티 산업이 앞서 발달한 미국이나 유럽권 국가에서는 화장품 쇼핑몰 외에 뷰티 전문 온라인 채널이 매우 드문 데 비해, 우리나라는 뷰티를 주제로 한 커뮤니티나 블로그, 유튜브, SNS, 큐레이션 서비스 등 소비자가 화장품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이 굉장히 다양하게 발달해 있다.

또 뷰티 산업의 주 소비층이자 파우더룸 회원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요즘 2030 여성들은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해 쓸 때는 과감하게 쓰지만 평소에는 알뜰하게 아끼는 ‘욜테크’(욜로+짠테크) 소비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현 2030 세대는 지구역사 상 최초로 멀티옵션(multi option)의 환경에서 나고 자란 풍요의 세대인 동시에 혼자서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결정장애’ 병을 앓고 있는 ‘메이비 세대’다. 실제로, 파우더룸 카페 ‘제품 골라주세요’ 코너 게시판에는 ‘골라주세요’, ‘봐주세요’, ‘도와주세요’, ‘어때요’, ‘괜찮나요’ 등 다른 사람의 조언을 구하는 다양한 제목의 게시물들이 가득한데, 심지어는 ‘살까요? 말까요?’나 '사라 마라 해주세요'와 같이 결정 자체를 타인에게 의지하려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제목의 게시물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또한 여성들은 다양한 뷰티 분야 중에서도 특히 피부미용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TOP 30> 중 ‘피부’(3위), ‘얼굴’(8위), ‘여드름’(20위), ‘다이어트’(21위) 등 미용 관련 키워드 4개, ‘쿠션’(7위), ‘크림’(9위), ‘파운데이션’(10위), ‘립스틱’(11위), ‘틴트’(18위) 등 화장품 관련 키워드 5개로 뷰티 키워드는 모두 9개였다. 이 중 6개(피부, 쿠션, 얼굴, 크림, 파운데이션, 여드름)가 피부화장이나 피부관리와 연관된 것이었으며, ‘여드름’을 제외한 5개 피부 키워드는 모두 10위 내에 포진한 최상위권 키워드였다.

한편, 화장품을 제외한 기타 상품 관련 키워드 중 'TOP 30'에 포함된 것은 ‘가방’(14위)과 ‘원피스’(24위) 2개 뿐이었다. 특히, ‘가방’은 뷰티 커뮤니티에서 ‘운동’(15위), ‘쇼핑’(16위), ‘다이어트’(21위)까지 제치고 14위라는 높은 순위를 기록, ‘가방’에 대한 여성들의 로망이 실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정우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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