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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건전성 악화에 동양생명 구한서 사장 연임불가론 확산

기사입력 : 2018-02-0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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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구한서 사장(사진=뉴시스)
동양생명 구한서 사장(사진=뉴시스)
[공유경제신문 박정우 기자] 동양생명 구한서 사장의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2일 보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각종 경영지표 악화로 올 3월 임기가 종료되는 구 사장의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조4626억원, 당기순이익은 1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8%, 13.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중부실자산비율은 0.85%를 기록하며 생명보험업계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는 구 사장 취임 전인 2011년 0.41%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영업이익률과 운용자산이익률은 각각 –0.18%, 2.72%로 2011년의 2.88%, 5.08%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지난 2016년 불거진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이 동양생명 경영지표 악화에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육류담보대출은 수입 육류를 물류업자에게 맡긴 후, 받은 담보확인증을 통해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동산담보대출에 속한다. 수입육류는 대부분 3개월 내로 팔리기 때문에 짧은 대출 기간을 가지지만, 대출이자율이 연 8%수준으로 높아 제2금융권 회사로부터 큰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육류의 경우 토지나 주택처럼 등기를 설정하거나 담보확인이 어려워 상환에 대한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당시 이를 악용한 일부 유통업자가 같은 육류를 담보로 여러 금융사에 중복 대출을 받아 동양생명외 20여 개 금융사가 피해를 입었다. 전체 피해액 약 6000억원 중 동양생명의 피해액은 약 3803억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2837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해 금융사 중 보험사는 동양생명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사장은 동양생명이 2015년 9월 중국 보험업체인 ‘안방보험’에 인수되며 임원 물갈이를 실시할 때도 유일하게 직위를 보전한 바 있다. 당시 업계는 구 사장이 쌓아온 경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안방보험에게도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그 다음해인 2016년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으로 인해 보험사 중 유일하게 피해를 입으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문제점이 노출된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 사장이 각종 경영지표 악화의 책임으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 안방보험의 뤄젠룽 사장 단독체제로 동양생명이 개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우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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