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5일 한겨례 보도에 따르면 A씨(35)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학생들은 26명이다.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교회의 청년부 목사였던 A씨(35)는 전도사 시절인 2010년께부터 올해 초까지 교회에 다니는 10대와 20대 여성 신도를 대상으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6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 4명은 "저희는 수년간 그루밍 성폭행을 지속적으로 당했다"며 "저희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할 뿐, 또 그 사역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 4명은 검은 모자와 검은 옷에 마스크를 쓰고 나타났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뒤 피해자에게 성적 가해를 하는 것을 뜻한다.
피해자 중에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8년 동안 연인 사이인 줄 알고 성관계를 맺은 사람도 있고, 고등학교 2학년 때 해당 목사와 성관계를 맺은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이 직접 작성한 피해 사례에 따르면 A 목사는 피해자들을 성희롱·성추행하고 강제로 성관계까지 맺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10대 미성년자였고 당시 A 목사는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면서 이같은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 피해자는 "미성년자일 때 존경하는 목사님이 스킨십을 시도하니까 이상함을 느끼고 사역자가 이런 행동을 해도 되냐고 물으니 성경의 해석이 잘못된 것이라며 혼전순결이 시대적 배경에 의해서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난 아직 미성년자인데 이래도 되는 거냐, 혹시 예전에도 그런 적 있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절대 난 그런 적 없다. 사랑이란 감정도 너로 인해 처음 느껴봤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이 사죄와 목사직을 내려놓길 요구했지만 A 목사는 "너희도 같이 사랑하지 않았느냐"는 말로 가해 사실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현재 밝혀진 피해 여성은 2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잘못을 시인하며 사죄의 뜻을 전한 A씨는 이후 교인들이 교회에서 물러나길 요구하자 침묵을 유지한 채 자취를 감췄고 현재 필리핀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측은 A 목사 부자의 목사직 사임과 공개 사과, 해당 교회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교단 헌법에 성폭력 처벌 규정 명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했다.
이미선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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