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 6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 4명은 "저희는 수년간 그루밍 성폭행을 지속적으로 당했다.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라며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중에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8년 동안 연인 사이인 줄 알고 성관계를 맺은 사람도 있고, 고등학교 2학년 때 해당 목사와 성관계를 맺은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특히 한 피해자는 "난 아직 미성년자인데 이래도 되는 거냐, 혹시 예전에도 그런 적 있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절대 난 그런 적 없다. 사랑이란 감정도 너로 인해 처음 느껴봤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루밍(Grooming)'은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시켜 말끔하게 꾸민다는 데서 유래했다. 원래 뜻은 '동물의 털 손질' '몸단장' '차림새' 등이 있다. 자신을 치장하는 남성을 가리키는 '그루밍족'이라는 말도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루밍 성폭력'은 폐쇄적인 상황에 놓여 있거나 정신적으로 미약한 미성년자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후 친밀감을 쌓은 뒤 정신적으로 종속시켜 성범죄 대상자로 삼는 것을 뜻한다.
피해자들은 피해 당시 자신이 성범죄의 대상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과 가해자가 연인 관계 혹은 상호 호감을 가진 관계라고 오인하기 때문. 표면적으로는 성관계에 동의한 것처럼 보이는 증거가 나올 수도 있다.
성폭력 이후 피해자를 회유하거나 협박하는 것 역시 그루밍 성폭행에 포함되며 이는 심리적 지배 상태에서 벌어지는 범죄라 수면 위로 드러나기가 더욱 힘들다.
한편, '그루밍 성범죄'는 대개 다음과 같은 여섯 단계로 이루어진다. △피해자 고르기 △피해자와 신뢰 쌓기 △피해자의 욕구 충족시키기 △피해자 고립시키기 △피해자와 자연스러운 신체 접촉을 유도하며 성적인 관계 형성 △협박과 회유를 통한 통제
이미선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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