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전화방으로 위장해 '음란물 PC방' 영업을 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음란물 사이트를 만든 이모(39)씨, 서버와 사이트를 관리하고 전화방에 음란물 서비스를 공급한 안모(38)씨를 정보통신망법(음란물 전시) 및 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안씨와 함께 전화방을 관리한 윤모(47)씨, 이들에게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고 사이트 이용권을 받은 전화방 업주 4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 등은 2016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3년 간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 전국 136개 전화방에 음란물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약 6억7000만원을 벌어들였다.

전화방 업주는 고객에게 음란물을 마음껏 보게 하고 시간당 평균 6000원을 받아 매월 약 650만원을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에게서 압수한 하드디스크 301개에는 음란물 2832TB(테라바이트)가 저장돼 있었다.

이들은 전화방이 등록업인 일반 PC방과는 달리 자유업이기 때문에 학교 주변이나 주택가 등 장소 제한 없이 어디에서나 음성적으로 영업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했다. PC방처럼 컴퓨터를 들여놓고 영업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전화방은 최근 일명 '성인 PC방'으로 불리며 음란 동영상 제공 창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씨 등은 일반 웹하드는 경찰의 음란물 유포 집중 수사 대상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 전화방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2015년 일본에 서버를 구축, 이듬해 1월 국내에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한 사이트를 만들었다. 초등학교 동창인 안씨는 이씨에게 5000만원을 주고 서버와 사이트를 임대, 음란물 2만6000여건을 올려 전화방에 음란물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했다. 두 사람의 지인인 윤씨도 가담해 전화방 관리를 맡았다.

업주들은 매월 스트리밍 사이트 이용 대가로 20만원을 이씨 일당에게 지급했고, 이들은 이씨 등은 6억7000여만원을 나눠가졌다. 세 사람은 모두 동종 전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일본 소재 서버를 삭제·폐쇄했으며 주거지와 작업장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음란동영상 원본을 전량 폐기할 방침이다. 또 이씨 등이 범죄를 통해 얻은 미과세 소득은 과세 자료로 국세청에 통보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일당의 사이트를 이용한 130여개 성인 PC방도 계속해서 수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