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구조대장 송순근 육군대령에 따르면 헝가리 당국은 허블레아니호를 들어 올릴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이 사고 지점에 도착할 수 있는 수심을 최대 4m로 보고 있다.
전날 오전 헝가리 북서부 코마롬에서 출발해 마리아 발레리아 다리, 메제리 다리, 우이페쉬트 철교를 통과한 클라크 아담은 아르파드 다리를 통과하지 못하고 그 전 닙시겟 지역에 멈춰선 상태다. 아르파드 다리는 다뉴브강의 다른 다리보다 높이가 낮아 허블레아니호 인양의 최대 관문으로 여겨졌다.
아르파드 다리와 사고 지점 인근 머르기트 다리까지 통과한 뒤 사고 지점에서 허블레아니호를 끌어 올리는 게 원래의 계획이지만 높은 수위가 걸림돌이다.
송 대령은 "예상과 달리 수위가 낮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헝가리 수자원관리국이 측정하는 세체니 다리와 엘리자베스 다리 사이의 공식 수심은 6일 오전 기준 약 4.58m다. 그러나 오후 들어 4.6m로 2㎝ 깊어졌다.
이는 알프스 등 강 상류 지역의 눈이 녹은 여파로 해석된다. 헝가리 대테러청 공보실장은 6일 현지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상류의 눈이 녹아 수위가 낮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헝가리 수자원관리국에 따르면 강의 수위는 오는 6월11일에야 4.03m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대로 인양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송 대령은 "10일까지 크레인이 들어올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며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 없으니 그 전에 (플랜B로 전환할)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당국이 인양 실패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는 플랜B는 조선소에서 배를 수리할 때 주로 쓰는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와 유사하다. 배를 끌어 올리는 것이 아니라 배를 띄워 올리는 방식이다.
먼저 침몰한 선체 위치의 양 옆에 바지선을 위치시킨 뒤 선체와 바지선을 연결한다. 바지선에 물을 채워 가라앉힌 뒤 점차 물을 빼는 방법으로 바지선과 연결된 선체를 들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바지선이 뜨면 침몰한 허블레아니호도 같이 떠오르게 된다.
송 대령은 "선박이 어느 정도 떠오르면 중간에 잠수사가 진입해 남은 실종자를 수습하거나, 아예 수면 위로 띄우게 된다면 지나치게 공개된 장소이기 때문에 적절한 제3의 장소로 이동시켜 선체 내부를 수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점은 시간이다. 송 대령에 따르면 침몰 선체와 바지선을 연결하는 데 드는 시간은 인양할 때 선체와 크레인을 연결하는 시간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바지선에 수차례 물을 채웠다가 다시 빼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선체를 띄워 올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 시간이면 끝나는 인양과 달리 짧게는 사흘에서 길게는 일주일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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