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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간다?

기사입력 : 2019-07-2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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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간다?
[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어느 날 한 지인이 7살짜리 아들의 키가 걱정이라며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아이의 성장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다 “아이 키가 얼마나 작길래 그런 고민까지 하시느냐”고 물었습니다. 답을 듣는 순간 한동안 말문이 막혔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유치원에서 가장 키가 컸는데, 올해 들어 두세 번째로 밀렸어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지인이 말을 이었습니다. “내 키도 작은데, 남편도 키가 작은 편이라 이제 시작인가 싶어서요.”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성장에 관심이 높다. “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간다”는 말이 있다. 이 때문인지 우리 아이의 키가 또래보다 작으면 뭔가 큰일이 날 것처럼 하다가도, 뚱뚱한 것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관대한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그러나 “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간다”는 말은 틀린 얘기다. 어릴 때 살은 절대 키로 가지 않는다. 뚱뚱한 아이를 둔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또래보다 발육 상태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성조숙증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성호르몬이 조기에 분비돼 신체적으로 빠른 성장이 일어났을 뿐, 성인이 됐을 때의 최종 키는 작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비만인 아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17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를 보면 전세계 비만 소아‧청소년(5~19세) 수는 40년 전보다 10배 증가했다. 비만율 역시 1975년 1% 미만에서 2016년 6~8% 수준으로 크게 높아졌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성조숙증으로 진단 받은 소아‧청소년은 2014년 7만2천여 명에서 2018년 10만3천여 명으로 5년간 43% 증가했다.

영유아 비만은 소아 비만으로 이어지고 결국 성인이 돼서도 비만일 가능성이 높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의 주요 원인이 된다.

우리 아이의 키가 더 잘 자라기 위해서는 식사, 수면, 운동의 3박자가 고루 잘 갖춰져야 한다. 하루 세끼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하고, 특히 하루의 에너지를 비축하는 아침 식사는 반드시 챙겨 먹는 게 좋다. 아침 식사는 성장뿐 아니라 뇌로 가는 혈류를 충분하게 해 학습 효과의 증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장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 칼슘, 아연, 마그네슘 등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을 많이 섭취한다.

수면 역시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성장 호르몬 분비가 활발한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반드시 숙면할 수 있도록 한다. 많은 양의 잠을 자는 것보다는 적당한 시간에 충분히 숙면할 수 있도록 해야 성장에 도움이 된다.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줄넘기, 스트레칭, 수영, 농구, 탁구, 자전거 타기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 아이가 성장 부진을 겪고 있는 건 아닌지 수시로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몸무게 2.5㎏ 이하의 저체중아로 태어난 경우 ▲엄마, 아빠 키에 비해 확연히 작게 자라는 경우 ▲또래 아이들과 비교해 머리 하나가 차이 날 정도로 작은 경우(10㎝ 이상 작은 경우) ▲심하게 앓고 나서 성장속도가 뚝 떨어진 경우 ▲1년에 4㎝ 이하로 키가 크는 경우(만 2세부터 사춘기 시작 전까지) 중 다수에 해당된다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신희 교수

이경호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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