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공경기획] 구독경제 확산 장애요인과 국내 정착 가능성은?

기사입력 : 2019-12-25 16:10
+-
[공경기획] 구독경제 확산 장애요인과 국내 정착 가능성은?
[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구독기반 비즈니스의 수요자들은 '탈퇴'를 통해 언제든지 의사결정을 번복할 수 있으므로 구독이 주는 부가가치와 가입기간 동안의 총 비용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다. 전통적인 비즈니스 대비 구독의 부가가치가 높은 반면, 총 비용이 더 낮은 경우가 가장 경쟁력이 있겠지만, 수익성이 낮아 사업의 지속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공급자가 최초에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구간에 위치해 있더라도 어느 순간 이후에는 '제한적 경쟁력'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해야 한다. 반면, 소비자가 느끼는 구독의 부가가치는 주관적으고 불확실한 영역이므로 측정이 쉽지 않아 가격 패키징에 상당한 어려움이 존재한다.

■ 진입장벽이 낮아 레드오션화가 쉽게 발생... 비용의 소비자 전가 불확실
대다수 구독기반 비즈니스 사업자들은 기존에 출시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독자에게 연결시켜주는 플랫폼 사업자들이다. 사업의 구조가 용이하고 ICT 발달 및 전자상거래 인프라 확충으로 후발 주자의 신규 참여가 쉬워져 레드오션화가 빠르게 나타나는 한계가 존재한다. 서비스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를 모색할 수 있으나 차별화된 서비스에 대한 부가가치의 평가는 불확실하므로 늘어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

■ 산업의 성숙도가 낮아 수익성 및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 높아
구독기반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몇몇 성공사례도 보고되고 있으나 신생 비즈니스인 관계로 수익성 및 성장성에 관한 다양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10억불에 매각되어 소비재 구독기반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된 달러 쉐이브 클럽의 경우 인수 이후 신규 구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출이 정체되고 있다. 인수 당시에도 달러 쉐이브 클럽이 적자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인수기업인 유니레버가 기업가치를 과대평가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것.

스트리밍 콘텐츠의 선두주자인 넷플릭스의 경우도 과도한 부채부담으로 인해 사업의 지속 가능성 여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부채비율은 400% 수준이 유지되고 있으며, 총 부채 중 절반수준(104억불)이 단기부채로 구성되어 상환압력도 높은 편이다. 여기에 후발주자인 디즈니와의 경쟁을 대비해 초기 대량의 자본 투자가 필요한 자체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해 부채부담은 당분간 감소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디즈니는 ABC방송사, ESPN, 마블, 미라맥스, 픽사,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 등을 보유하고 있어 자체 콘텐츠의 양으로는 넥플릭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앞서 해외 사례를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구독경제가 정착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소비재의 전자상거래가 매우 발달해 관련 인프라의 확충 및 소비자의 거부감이 낮아 구독기반 비즈니스가 소비재로 확산될 여지는 충분하다. 또한, 계층별 소득 불평등이 여타 선진국보다 심해 고소득 청년층 미혼가구를 중심으로 구독서비스 수요 확대 가능성이 있다.

청년층 미혼가구는 2025년까지 200만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기혼/비혼 자녀 가구를 고려할 경우 청년층 잠재수요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온라인 쇼핑 인프라가 외국에 비해 과도하게 발달해 있어 당일배송 등 기존 쇼핑몰의 배송서비스 경쟁으로 구독서비스의 장점이 희석될 수 있다. 단순한 물품의 배송뿐만 아니라 큐레이션 서비스 등 부가가치를 제공해야 이탈률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국내 구독기반 서비스 시장규모는 미디어를 제외하면 아직은 미진
유료 스트리밍 음원시장을 중심으로 구독기반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으며, 소비재로의 확산은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McKinsey(2018)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미디어를 포함한 전체 구독서비스 사용 고객의 비율은 온라인 쇼핑몰 이용고객의 절반 수준이다. 국내 음원업계 매출액 8,300억원(2016)을 McKinsey(2018)의 설문내역에 단순히 반영했을 때 소비재 부문의 시장규모는 연간 2,99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단, McKinsey(2018)의 조사에 사용된 구독서비스는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는 제외된 것으로 서비스 확산에 따라 시장규모 확대도 가능할 전망이다.

■ 향후 구독서비스는 남성의 수요를 반영한 서비스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
소비재 구독서비스는 아직 초기단계이나 한번 구독을 경험하면 쉽게 익숙해지는 특성이 있다. 이 같은 특성은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강해 남성을 대상으로 한 구독기반 비즈니스의 더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이경호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저작권자 © 공유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