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국 올해 대비 평균 14.8% 축소, 한국은 전년 수준 유지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이 한국 및 주요 재정준칙 법제화 국가의 2022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은 내년도 예산규모를 올해 결산 추정액 대비 약 14.8%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2022년 예산규모는 604.4조원으로 올해 결산 추정액 604.9조원 대비 0.1% 감소하는데 그쳤다.
내년도 정부지출 규모를 코로나 직전인 2019년과 대비해봤을때, 한국이 비교대상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MF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2년 정부지출(중앙+지방) 규모는 한국 1.15배, 미국 1.10배, 독일 1.07배, 프랑스 1.01배로 전망됐다.
◇ 한국 복지·교육예산 확대, 산업·중기예산 삭감
미국의 2022년 예산은 6.0조달러로 2021년 결산추정액 7.2조달러 대비 1.2조달러 감소했다. 코로나 이후 한시적으로 지급됐던 연방 특별실업수당이 올해 9월 종료되면서 2022년 소득지원 예산이 8879억달러로 2021년 1억 8345억달러 대비 9465억달러(-51.6%) 줄어들었다.
코로나 이후, 급증했던 소상공인지원 예산도 2021년 4040억달러에서 2022년 384억달러로 3656억달러(-90.5%) 감소할 전망이다.
독일의 2022년 예산은 4430억유로로 올해 결산추정액 5477억유로 대비 1047억유로 감소했다. 비상장·소기업 재정지원 축소(-585억유로,-83.1%)가 전체 예산삭감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 192억유로였던 사회보장관련 지출도 내년에는 65억유로로 126억유로(-66.1%) 줄일 계획이다.
프랑스도 팬데믹 피해구제 예산을 2021년 369억 유로에서 2억유로로 367억유로(-99.5%)나 삭감하는 등 내년도 예산을 올해 결산추정액 대비 402억유로 감축했다.
한국의 2022년 예산은 604.4조원으로 올해 수준(결산추정액 604.9조원)을 유지할 전망이다. 내년도 사회복지예산은 74.0조원으로 올해 지출 72.0조원 대비 2.8%(2.0조원) 증가했다.
한경연은 “그동안 기초연금 확대, 아동수당 인상 등 항구적인 복지지출이 많이 늘어났다”면서 이러한 지출은 코로나 종식 후에도 쉽게 줄이기 어려워 앞으로 국가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정부의 중기 재정지출 계획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 이후에도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가 유지되면서, 재정정상화가 불투명할 전망이다.
◇ 주요국 재정정상화 배경, 경제 정상화 기대감
한경연은 주요국이 코로나 위기 대응을 위해 확대 집행했던 재정지출을 줄인 것은 2022년 중 경제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OECD에 따르면 주요국의 내년 실질 GDP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등 주요국은 구속력 있는 재정준칙을 시행하고 있어, 코로나 회복국면에서 정부가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강제하고 있다. 한국도 중장기적 재정건전화 방안의 일환으로 정부가 지난해 12월 한국형 재정준칙을 발의했으나, 아직까지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경기 회복국면에서는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효과가 줄어든다”면서 “그동안 확대 집행했던 정부지출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추 실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로 복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재정준칙 법제화 등 재정건전성 제고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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