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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수출입 물가상승률 격차 7.2%p..."무역적자 주 원인"

기사입력 : 2022-02-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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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경연
사진=한경연
[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최근 무역수지 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출물가가 무역수지 적자폭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수입물가 19.6% 올랐는데, 수출물가 12.4% 상승 그쳐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올해 1월 수입물가 상승률은 19.6%로 2021년 연간 상승률(21.1%)에 비해 오히려 낮았다”면서 “수입물가 상승 그 자체보다는 수입물가 상승률과 수출물가 상승률 간 격차 확대를 최근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24일 밝혔다.

1월에는 수출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이 12.4%를 기록하면서 수출입 물가상승률 격차(수입물가지수 증가율 – 수출물가지수 증가율)가 7.2%p로 2021년 3.4%p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한경연은 지난해에는 수입물가가 크게 올랐지만 수출물가도 함께 오르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유지된 반면, 올해는 수출물가에 비해 수입물가가 더 크게 오르며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1월 수입물량도 전년동기대비 15.5% 증가한데 비해 수출물량은 8.6% 증가에 그쳐 무역수지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됐다. 반면, 2021년에는 수출입 물량 간 증가율 격차(1.6%p)가 올해 1월만큼 크지 않았다.

◇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출입 물가상승률 차이 확대되며 대규모 무역적자

한경연은 “일반적으로 수입물가와 수출물가는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면서 “특히 원자재를 주로 수입하는 경우, 수입물가 상승이 수출물가로 전가되는 성격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때때로 수입물가와 수출물가의 상승폭이 차이를 보이는 경우, 수입물가와 수출물가의 상승률 격차가 커질수록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무역적자라는 설명이다.

2008년은 2000년대 중 유일하게 무역적자를 기록했고, 수입물가와 수출물가 상승률 격차(12.6%p)가 2000년대 중 가장 컸던 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수출 부진이 2008년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이라고 하지만, 물량기준으로는 2008년 수출이 오히려 전년대비 4.6% 증가해 수입물량 증가율(1.9%)을 상회했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또 2008년 무역적자는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의 하락(-21.9%)과 최대 수입품목인 원유가격의 상승(36.9%)에 따른 수출입 물가상승률 격차 확대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무역수지는 수출입물량 증가율 격차보다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올해 무역적자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최대 수출입 품목인 반도체와 원유가격이 지목됐다. 한경연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정세 불안으로 원유가격은 연초 전망을 뛰어넘어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반면,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2021년 10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올해 1월에는 전월대비 6.7%나 하락했다.

한경연은 “여러 기관에서 올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을 전망하고 있어, 반도체 수출가격의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가 독점적 공급구조를 가진 원자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주력 수출품목이 경쟁이 치열한 공산품에 집중돼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수출품 가격에 전가시키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다.

한경연은 올해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가 작년에 비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무역수지 적자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국가부채 증가, 외환보유고 감소가 이러지는 상황에서 무역수지 적자가 가시화될 경우, 한국경제의 대외신인도 하락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태규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미국 금리 인상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이어져 자본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면서 “대외신인도 하락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재정건전성 확보, 투자여건 개선,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등 경제 펀더멘털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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