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신장)병’이란 여러 가지 원인 질환으로 콩팥의 기능이 떨어져 몸의 노폐물을 제거하지 못하고, 수분과 전해질 조절이 적절하게 되지 않는 병이다. 원인으로는 당뇨병성 신증, 고혈압성 신증, 만성 사구체신염, 다낭성 신장질환 등 여러 가지 혈관질환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성콩팥(신장)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20만3978명으로 2010년(9만6297명)에 비해 7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60세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만성콩팥병 환자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15만1055명)으로 나타났다.
◆ 나이 들면 콩팥 기능 떨어져… 당뇨병․고혈압 환자, 진행 더 빨라
콩팥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크기가 작아지고 콩팥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 노폐물을 걸러내는 콩팥의 기능, 즉 사구체 여과율이 점차 감소한다. 특히 고령의 경우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콩팥 기능 감소가 더 빨리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콩팥 기능이 정상이더라도 폐렴이나 장염에 의한 고열, 설사 등으로 심한 탈수가 발생했을 때 고령의 환자는 신체 회복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급성으로 진행할 수 있다.
콩팥병은 소변으로 배설되어야 할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몸 안에 쌓여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요독 증상이라고 한다. 콩팥 기능에 따라 나타나는 요독 증상은 여러 가지가 있다. 식욕부진, 구역, 구토, 소화불량, 설사, 변비 등 소화기 이상과 전신 피로감, 근육통, 사고력저하, 빈혈, 피부가려움, 성욕감퇴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호흡곤란과 부종 등으로 투석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비슷한 콩팥 기능을 가지고 있더라도 요독 증상은 나이에 따라 나타나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
◆ 저염식이 습관화 중요… 무분별한 건강식품 섭취 조심해야
나이가 들면 여러 가지 건강관리가 필요하지만, 최근 콩팥 기능에 대한 관리가 점차 중요시 되고 있다. 고령에서 일반적인 콩팥의 관리방법에는 규칙적인 생활, 충분한 휴식과 수면, 금연과 금주 등이 있다. 특히 저염식이 중요한데, 나이가 들면 짠맛을 덜 느끼게 돼 염분 섭취를 더 많이 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염분을 배출하기 위해 콩팥이 무리하게 일을 하게 되고,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염분은 콩팥에 부담을 더 많이 주게 된다. 저염식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윤혜은 교수는 “고령인 경우 면역력이 감소돼 있기 때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며 “특히 폐렴이나 장염으로 인한 탈수는 급성콩팥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감기나 여름철 음식섭취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더 신경을 쓰게 되면서 여러 가지 건강식품 등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적인 비타민 등은 특별한 문제가 없지만, 인터넷이나 방송에서의 허위․과장광고를 보고 건강식품을 너무 맹신하고 섭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당뇨병․고혈압 등 원인 질환 관리 중요… 정기적 콩팥 기능 검사 필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의 환자는 콩팥 건강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은 콩팥 기능을 떨어뜨리는 가장 중요한 질환으로 이에 대한 관리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약물 치료 등으로 혈당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고혈압은 약물 복용과 함께 저염식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보온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약물로 치료 중일 경우에는 콩팥 기능에 따라 복용하는 약물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다. 신장내과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하다.
콩팥 기능이 이미 떨어져 있는 고령의 환자일 경우에는 음식이나 약물 제한이 요구된다. 당뇨 합병증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혈액 내 칼륨 수치 상승을 막기 위해 과일이나 채소 섭취를 제한한다. 혈중 칼륨 수치가 높아지면 심장 부정맥과 그로 인한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당뇨로 인해 콩팥 기능이 저하될 경우 저혈당이 자주 발생될 수 있는 만큼 인슐린이나 경구혈당 강하제의 용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 콩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고혈압 약물을 변경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혈액 검사도 필요하다.
고령의 환자는 여러 가지 관절 질환이나 통증이 동반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진통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콩팥 기능이 감소돼 있는 경우 진통제 중에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콩팥 기능을 더욱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주의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윤혜은 교수는 “일반적으로 고령의 경우 신체 회복 능력이 떨어지고 여러 가지 질환이나 약물, 음식 등에 의해 콩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며 “알맞은 식습관과 기저 질환에 대한 치료, 정기적인 콩팥 기능 검사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
<저작권자 © 공유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