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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원 "금융위, 자진상장폐지대책 왜 제시 안하나"

“청와대,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자진상폐 개선대책 의도적 회피, 책임물어야”
“규정과 법은 대주주가 소수주주의 재산을 강취하는데 악용하도록 열어줘”
“태림페이퍼 등 수 천억 피해 사례에도, 또다시 땜질처방하려 하고 있어”

기사입력 : 2019-03-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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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 자진상장폐지 시도중인 기업의 소수주주 주요 피해사례
헐값 자진상장폐지 시도중인 기업의 소수주주 주요 피해사례
[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금융소비자원(원장 조남희, 이하 금소원)이 현재 한국거래소의 불합리한 자진상장폐지 규정은 다수로 구성된 소수주주 재산을 헐값에 강제로 빼앗아 대주주에게 수 천억원을 몰아주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고 11일 주장했다.

금소원은 이러한 규정과 법이 대주주가 소수주주 재산을 헐값에 빼앗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규정과 법의 방치는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될 적폐이지만 금융위는 국회의 상법개정안 통과만을 기다린다며 소수주주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있고, 올해 청와대 업무보고에서는 곁가지 소비자보호 정책만 나열, 보고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게 현실인데 금융의 문외한인 청와대는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청와대는 금융위와 거래소가 자본시장의 시행기관으로서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보다는 특정집단과 유착의혹이 있는 땜질 개정만 하고 있는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금소원이 발표한 전문이다.

현재의 거래소규정은 다수의 소액주주 재산을 강취하여 대주주 1인에게 수 천억원씩을 몰아주는, 아예 보장해 주거나 도와주는 규정이다. 그래서 수 많은 자진상폐했던 회사들의 대주주는 수 천억원씩 재산을 소액주주들로부터 강취해 왔다. 헌법, 법, 규정 등은 모두 상식과 정의에 기반해야만 한다. 그러나 현재 거래소 자진상폐규정조차 정의롭지도 못하고, 명백히 잘못되고 크게 기울어진 운동장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거래소와 금융위는 금소원 등 소액주주 요구에 규정의 문제가 아니라, 법률 개정사항이니 거래소 소관이 아니라는 등의 책임회피 혹은 임시방편적인 꼼수 개정을 통한 대응으로 일관해 오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청와대와 대다수 국민들이 모른다고 대주주가 소액주주 재산을 강취하도록 보장해 주고 도와주고 있다. 오늘이라도 거래소와 금융위는 적극적으로 방안을 마련하여(예를 들면 시행령 등 모든 수단 강구)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루지 않으면 소액주주 재산을 빼앗아 대주주에게 몰아주는 조력자들 중 하나이며 그야말로 적폐 행위이다.

자진상장폐지는 대주주가 소수주주를 축출하는 과정이다. 내재가치보다 저가에 축출하면 대주주가 이익이고, 내재가치보다 고가에 축출하면 소수주주들이 이익인 제로섬 게임이다. 현재 규정과 법은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과정에서 대주주(또는 그가 임명한 이사진 및 경영진)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게 되어있어, 대주주는 매수 단가를 낮추기 위한 불법과 부당한 행위들을 하고(아트라스BX), 매수 시점을 지연시켜 소수주주들이 지쳐 헐값에 매도하게 유도한다(아트라스BX, 부산도시가스). 즉 다수로 구성된 소수주주 재산을 빼앗아 대주주에게 몰아주는 시스템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금융위와 거래소는 조속한 법과 규정의 개정을 통해 소수주주들의 피 같은 재산을 빼앗아 대주주에게 몰아주는 현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방치하거나 땜질식 개정을 반복하는 것은 시장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거래소의 관리감독기관인 금융위원회가 국회의 상법개정안 통과만을 기다린다며 적극적으로 소수주주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있는 것은 한심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사안이 청와대 업무보고 사항이 아니고 무엇이라는 말인가.

특히 95%룰만 개정(95% 산정 시 자사주를 대주주 소유에서 제외)한다면 오히려 대주주를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주주는 현재 규정에 따라 계속 가치가 가격에 반영되지 못하게 해 놓은 상태에서, 더 많은 물량을 더 낮은 가격에 강탈하게 도와주기 때문이다(아트라스BX사례: 현재 지분 구조: 대주주 31.1%, 자사주 58.4%, 소수주주 10.4%로 구성-기존 95% 도달하기 위해 추가로 5.4%만 매수해도 가능 vs 대주주 지분에서 자사주 제외 시 추가로 8.4%까지 매수해야 한함. 즉 대주주는 더 낮은 가격으로 3%나 많이 취득할 수 있는 것임). 상장폐지 후에는 소수주주에게 매수청구권이(appraisal right) 부여되어 외부 가치평가기관의 가치평가 결과가 거래가격에 반영 되어 거래소 거래가격 대비 최소 3~6배 높은 가격으로 매매거래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가치가 가격에 반영되도록 법과 규정을 개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공정한 가격형성 도모는 금융위와 거래소의 책임이고 역할이고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에 금소원은 자진상장폐지로 인해 발생하는 폐해에 대해 소수주주를 보호할 수 있는 확실하고도 어렵지 않은 4가지 대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번 규정과 시행령, 법 개정에 반드시 반영할 것을 요구한다.

· 자진상장폐지를 위해 매입한 자사주 자동소각이다. 회사 돈으로 소수주주를 축출하면(자사주를 매입하면) 대주주를 비롯한 잔존주주들의 주당 수익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데 대주주는 소수주주 재산을 강취하기 위해 그 상승한 가치가 가격에 반영되지 못하도록 모든 불법과 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 자진상장폐지시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지정한 회계법인의 가치평가서 제출의무를 부과하여 외부 전문가치평가기관의 가치평가액이 대주주의 상장폐지가격에 반영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금융적폐의 핵심인 증선위도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
· 자진상장폐지를 한 회사의 경우 증선위나 타 기관에서 외부감사인 지정이 필요하다.
· 자진상장폐지 시도기간의 제한을 도입해야 한다.

금소원 관계자는 "이런 대책 내용을 금융위에 공문을 발송하여 답변을 요구하였으나,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에 관련한 정보요구도 제대로 제공하고 있지 않는 행위는 용납하기 어렵다 보고, 행정소송과 검찰고발을 추진할 것을 밝혀두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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