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뒤 발뒤꿈치 근육은 그의 이름에서 따와 ‘아킬레스건’으로 불린다. 아킬레스건은 발뒤꿈치 뼈인 종골과 종아리 근육인 하퇴삼두근을 연결하는 힘줄로, 걸을 때 발이 바닥을 차면서 몸을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추진력을 제공한다.
이처럼 아킬레스건은 움직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가장 센 힘줄 중 하나이다. 하지만 무리한 운동, 과체중, 달리거나 점프 시 가해지는 충격 등이 반복되면 아킬레스건에 미세한 손상이 발생한다. 치유되는 속도를 넘어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아킬레스건에 미세한 파열과 함께 염증이 생겨 붓고 통증이 찾아오는데, 이것이 바로 ‘아킬레스건염’이다.
아킬레스건염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비부착성과 부착성으로 나뉜다. 비부착성 아킬레스건염은 부착부 상방 2~6cm에 병변이 존재하며, 부착성 아킬레스건염은 발꿈치 후방에 염증을 동반한 통증이 주로 나타난다.
80년대 국민만화 ‘달려라 하니’를 보면 육상천재인 주인공 하니의 발목을 잡았던 것도 바로 아킬레스건 부상이었다. 하니처럼 아킬레스건염은 주로 많이 뛰는 운동선수에게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과하게 운동을 한 경우에도 발생한다.
하이힐과 플랫슈즈를 자주 신는 여성 역시 아킬레스건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찍이 마릴린 먼로는 ‘하이힐을 누가 발명해냈지 모르지만 모든 여자들은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해 해야 한다’며 찬사를 보냈지만 실제 하이힐은 아킬레스건의 ‘적’이다. 하이힐을 장시간 신고 있으면 발목 관절이 바닥 쪽으로 꺾인 상태에서 오래 있기 때문에 아킬레스건이 단축돼 아킬레스건염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슈즈 또한 아킬레스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아킬레스건염을 일으킬 수 있다.
아킬레스건염 환자는 보통 아침 첫걸음부터 발뒤꿈치에서 통증 또는 뻑뻑한 느낌을 호소한다. 운동을 한 직후 또는 다음날 통증이 유독 심하게 느껴진다거나, 계단을 오를 때 유독 발뒤꿈치가 아프고, 뒤꿈치나 아킬레스건 부위가 자주 부어 있으면 아킬레스건염을 의심해야봐야 한다.
특히 아킬레스건염 초기에는 운동을 평소보다 많이 했다거나 활동량이 많을 때 발뒤꿈치 아킬레스건 부분이 욱신거리며 아프기 시작한다. 이후 통증이 종아리까지 올라와 가벼운 보행 시에도 아픔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때 아킬레스건염은 기본적인 의사의 문진과 신체검사 및 영상의학검사(X-ray 검사, 초음파, MRI)로 진단하게 된다.
아킬레스건염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이다. 통증과 부종을 줄여주는 진통소염제를 먹으며 아킬레스건을 쉬게 해줘야한다. 신발 뒤꿈치에 2~3cm 정도 되는 패드나 특수깔창을 넣어 아킬레스건에 가해지는 부하를 감소시켜주는 것도 좋다. 아킬레스건의 염증과 부기를 감소시키기 위해 냉찜질도 도움이 된다. 단 2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통증과 부종이 심한 급성기가 경과한 후에는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운동이 중요한 치료이다.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체외충격파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아킬레스건의 급성파열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를 6개월 정도했는데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정형외과 최기원 교수는 “아킬레스건염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호전된다. 그렇지만 만성화되면 보존적 치료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최기원 교수는 덧붙여 “초기에 아킬레스건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으로 가기 쉽다. 만성화되면 가만히 있어도 아킬레스건이 붓거나 통증이 느껴져 삶의 질이 저하되기 쉽다”며 초기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최기원 교수는 “아킬레스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갑작스러운 과도한 운동을 피하고 평소 운동 전후로 충분히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을 해주는 습관을 가져야한다. 또한 체중이 증가한 상태에서 활동량이 많아지면 아킬레스건에 과도한 부하가 가해지기 때문에 체중관리에도 신경써야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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