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외상 후 매우 드물게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만성적으로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심한 조직 손상이나 말초신경을 비롯한 신경계 병변 이후 발생하지만, 발목을 삐는 정도의 가벼운 손상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로로 급성 손상이 만성 통증으로 진행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으로 인한 통증은 일반적인 통증과 다르다. 환자는 외상의 정도보다 훨씬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타들어 가는 것 같다’ 혹은 ‘칼로 베는 것 같다’고 통증을 묘사한다. 약한 자극(바람이나 옷 등이 스치는 정도의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이런 통증은 마약성 진통제로 효과를 보기도 어렵다. 통증뿐 아니라 혈관 운동 이상으로 피부색 변화나 부종이 오기도 하며 땀이 과도하게 나거나 나지 않기도 한다. 해당 부위의 손톱이나 발톱이 부서지고 위축되는 등 이양성 변화가 동반되고 근육경직 혹은 떨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삶을 완전히 파괴하는 끔찍한 질병이지만 아직 명확한 진단법이나 확실한 치료법은 없다. 다만, 신경전도검사, 땀 분비 반사검사, 삼상골 주사검사, 체열검사, MRI 등 검사결과와 의사의 문진을 통해 확진한다. 치료는 다양한 방법들이 복합적으로 사용된다. 신경병 통증에 사용되는 항전간제, 항우울제나 소염 진통제, 마약성 진통제, 스테로이드제 등 다양한 약물치료를 진행하고 교감신경 차단, 말초신경차단 등 신경 차단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오랜 통증으로 인한 불면증과 우울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 심리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건국대학교병원 신경과 오지영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으로 겪는 통증은 출산 시 통증보다도 더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외상이나 손상이 치유됐는데도 통증이 지속하고 피부색 변화, 부종 등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꼭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신경과 오지영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는 극심한 통증 외에도 정신적, 심리적인 고통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며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 자신이 통증을 악화시키는 내, 외적 요인을 조절하면서 의료진과 함께 노력해야 하고 주변의 격려와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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