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8년~2017년 서울,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대전 등 총 6개 도시에 거주하는 50세 이상, 3개월 이상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 총 144만 6465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립선비대증 유병률은 2008년 7만 5204명에서 2017년 25만 265명으로 10년간 약 3.3배 증가했다.
신규 환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9년 2만 7264명이던 신규 환자 수는 2011년 3만 명을 넘겼고 2016년 5만 119명, 2017년 6만 1016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전립선비대증 환자 10년 새 3.3배 급증… 노화가 주원인 추정
전립선비대증은 50대 남성의 5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가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이동환 교수(비뇨의학과)는 “비뇨기 관리는 무엇보다 삶의 질과 연관이 깊다”며 “생명을 유지하는 장기는 아니지만 우리 몸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관으로,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여간 귀찮고 고통스런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립선비대증은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요도를 압박해 소변길을 좁아지게 만들어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원인은 비뇨생식기관의 노화로 인한 남성호르몬의 불균형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흔히 노인성 질환이라고 여겨지던 전립선비대증이 최근 들어 30~40대 젊은 층에서도 늘고 있는 추세다.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당뇨, 혈압, 비만과 같은 대사증후군 환자가 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처음엔 약물치료, 증상 개선 없을 땐 수술… 전립선암과는 상관 無
증상은 크게 소변을 볼 때 느끼는 배뇨증상과 소변이 방광에 찰 때 느끼는 저장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배뇨증상으로는 소변 줄기가 감소하는 ‘약뇨’, 배뇨 시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주저’, 소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이 있다. 저장증상은 소변을 너무 자주 본다고 느끼는 ‘빈뇨’, 야간에 소변을 보기 위해 한 번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기 어려운 ‘요절박’ 등을 꼽을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대표적인 치료 약물로는 전립선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켜 소변 배출을 도와주는 알파차단제와 호르몬 분비를 줄여 전립선비대를 막는 호르몬억제제 등이 있다. 이러한 약물치료로도 증상 개선에 효과가 없거나 불편감이 계속되고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나 지속적인 혈뇨가 있을 때는 수술을 진행한다.
대표적인 수술 치료로는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TURP)과 홀뮴레이저를 이용한 수술이 있다.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받은 환자의 70~80%는 수술 후 10년 이상 원활한 배뇨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수술 후 남은 전립선 조직이 노화와 더불어 계속 자라기 때문에 반드시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배뇨 및 전립선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이동환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을 방치하면 소변을 못 보는 하부요로 증상이 악화돼 방광염 혹은 요로결석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심각한 경우 급성전립성염과 신우신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면서도 “단순히 전립선이 크다고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전립선암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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