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② '임산부 치주질환'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를 배려하기 위해 풍요의 상징인 10월과 임신 기간의 10개월을 상징해 제정됐다. 40주 정도의 임신 기간 동안 예비 엄마들은 좋은 것만 보고 듣고 먹으며 안정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급격한 신체 변화를 겪으면서 산모들은 다양한 임신성 질환에 시달리는데 치아도 예외는 아니다. 임산부의 경우 임신성 치은염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신 중 치과치료가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생각으로 통증이 심하지만 치과에 가지 않고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질환이 더 심각해 지기도 한다.
박대윤 광주유디두암치과의원 대표원장
■ 잇몸 염증 악화 시키는 호르몬 수치 증가
임산부의 경우 몸 전체에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나는데 그 중 하나가 호르몬 변화입니다.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양이 점차 증가해 혈관 벽에 변화를 일으켜 잇몸이 붉어지거나 붓고 염증을 유발합니다. 또한 잇몸이 자극에 약해져 적은 양의 플라그나 치석으로도 쉽게 염증이 생깁니다. 잇몸이 암적색으로 변하고 부종과 출혈이 일어나기도 하며 임신 3개월 정도부터 말기에 이르기까지 나타나는데, 부종과 출혈은 출산 후에 서서히 사라집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임신 말기에 아주 심한 염증상태로 진행될 우려도 있습니다.
■ 소홀해진 구강관리 및 임신 중 치과 방문 꺼려
대다수의 예비 산모들이 임신 중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은 태아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임신 전 또는 결혼 전에 미리 치아 점검을 받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임신 중 치아에 문제가 생겼는데도 치료를 미루거나 거부하기도 합니다. 임신기에는 평소와 달리 치은염, 치주염 등의 잇몸질환 발생확률이 높아 어느 때보다 치아 관리가 중요한 시기이며, 임신 중이라도 특정한 시기만 제외하면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습니다. 잇몸질환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지만 방치됐을 때 치료 효과도 떨어지고 치료 기간도 더 길어지는 만큼 주의해야 합니다.
■ 산모의 오랜 수면시간과 입덧
산모의 오랜 수면시간도 치아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임신하면 정상인보다 쉽게 피로해져 잠을 오래 자는 편인데, 수면 중엔 침 분비량이 줄어 구강 내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됩니다. 또한 임산부는 체온이 상승한 데다 입덧에 따른 구토로 입 안 산도가 높아지면서 치아가 부식돼 충치균이 번식하기 쉽습니다. 정상적인 구강 내 산도는 pH5.5로 약산성인 반면 위액은 pH2로 강한 산성입니다. 입덧으로 나온 위액의 강산이 치아에 닿으면 탈회(치아를 구성하는 무기질, 칼슘, 인 등이 산에 의해 녹아나오는 것)가 일어납니다.
■ 초기나 후반기 제외한 임신 중기(14주~28주) 치과 치료 적기
태아의 기관형성이 되는 임신 1기(1주~13주)와 분만이 가까워지는 임신 3기(28주~출산)에도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시기이므로 치과 치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과 치료는 초기와 후반기에 비해 비교적 안정기라 할 수 있는 임신 2기(14주~28주)에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임신 안정기를 제외하고 부득이하게 치과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태아의 기관형성이 되는 1기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임산 중 되도록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치주질환이 심각한 경우 페니실린이나 세파계열 등의 성분이 함유된 항생제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타이레놀)이 있는 진통제 등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경호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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