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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에 석탄발전 상한 해제···LNG 의존 낮추고 원전 이용률 80%대로

당정, 봄철 석탄발전 80% 상한제 2018년 도입 후 첫 해제
원전 6기 정비 앞당겨 5월까지 순차 복귀···비축유 2246만배럴 3개월간 방출

기사입력 : 2026-03-1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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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당진화력발전소
사진=당진화력발전소
[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중동 사태가 국내 에너지 수급 불안을 자극하자 당정이 석탄발전과 원전 가동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봄철 미세먼지 대책으로 묶어둔 석탄발전 80% 상한제를 즉시 해제하고, 현재 60% 후반대인 원전 이용률도 80%대까지 높이기로 했다.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수요를 줄여 연료 수급 리스크와 가격 부담을 함께 낮추겠다는 판단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관계부처는 16일 국회에서 중동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에너지 수급 안정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석탄, 원전 발전량을 늘리며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방향”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석탄발전량을 설비 용량의 80%로 제한하고 있는데 오늘부터 80% 상한제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발전용 LNG 의존도를 낮추는 데 있다. 국내 LNG 수입 물량의 절반 가까이가 발전용으로 쓰이는 구조에서 중동발 공급 차질이 현실화하면 전력시장과 물가, 공기업 재무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어서다. 지난해 전체 LNG 수입량 약 4672만 톤 가운데 2289만 톤이 발전용이었다. 전체의 49% 수준이다. 이 중 호르무즈해협 폐쇄의 영향을 받는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 물량은 약 721만 톤으로 15.5%를 차지한다.

당정은 상대적으로 조정 여력이 있는 석탄과 원전으로 LNG 발전분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석탄발전 상한 해제는 2018년 제도 시범 도입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그동안 봄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석탄발전소 출력을 설비용량의 80% 수준으로 제한하고 LNG 활용을 늘려왔다. 하지만 중동 위기로 에너지 안보 우려가 커지면서 정책 우선순위가 공급 안정 쪽으로 이동한 셈이다.

원전 이용률 확대도 병행한다. 현재 정비 중인 원전 6기의 계획예방정비를 앞당겨 3월 중 2기, 5월 중 4기의 정비를 마무리하고 전체 원전 이용률을 현재 60% 후반대에서 8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신월성 1호기와 고리 2호기는 이달 안에, 한빛 6호기·한울 3호기·월성 2호기·월성 3호기는 5월 중 정비를 끝낼 예정이다.

발전원 조정과 함께 전략 비축 자원 방출도 시작한다. 당정은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합의한 비축유 2246만 배럴을 향후 3개월간 단계적으로 방출하기로 했다. 안 의원은 “이번 주 중 산업부가 위기관리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비축유 방출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원유 비축물량은 208일분, LNG는 9일분이다.

한국석유공사가 해외에서 개발·생산한 물량도 국내로 돌린다. 석유공사는 오는 6월 안에 해외 생산 원유 335만 배럴을 들여오는 계획을 세웠다. 단기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실물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유가 안정을 위한 현장 관리도 강화한다. 안 의원은 “중요한 건 석유 최고가격제 이행을 안착시키는 것”이라며 가격 안정에 기여하는 우수 주유소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알뜰주유소는 1회 위반만으로도 면허를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중동 수출 기업과 중소기업 지원책도 함께 내놨다. 국제 운송비로 쓸 수 있는 바우처 한도는 기존 3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확대한다. 중동 지역 수출 기업 1000개사를 대상으로 기업당 1000만원씩, 총 100억원 규모의 긴급 물류 지원 바우처도 도입한다.

중소수출기업에는 67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 공급이 논의됐다. 수출 차질로 자금 압박을 받는 기업을 대상으로 정책자금 만기 상환을 1년 연장하고 가산금리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안 의원은 “에너지 민생 위기 해법을 위해 긴급히 추경이 편성돼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3월 말까지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목표로 최대한 서두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추경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에너지 전환 대응, 수출 피해 기업 물류 지원, 유류비 경감 대책 등이 핵심 항목으로 담길 가능성이 크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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