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장중 7426.60까지 오른 뒤 7384.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25일 6083.86으로 6000선을 처음 돌파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6058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6000선 돌파 당시 5017조원보다 1041조원 늘었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75.2%로 집계됐다. 주요 20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한국에 이어 튀르키예 28.7%, 일본 18.2%, 브라질 15.9% 순이었다. 국내 증시가 단순한 반등을 넘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다시 평가받는 흐름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상승세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였다. 글로벌 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회복됐다. 4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73% 증가한 319억 달러를 기록했다. 3월 328억 달러에 이어 높은 수준의 수출 실적이 이어졌다. 전기·전자 업종은 올해 124.8%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 자금 흐름도 달라졌다. 외국인은 2월과 3월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21조1000억원, 35조9000억원을 순매도했다. 4월에는 1조100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고, 5월에는 순매수 규모를 6조1000억원으로 키웠다.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는 5월 6조원에 달했다.
반도체에 편중되지 않은 업종 확산도 주목된다. 지정학적 긴장과 에너지 안보 강화, 해외 인프라 재건 기대가 겹치며 방산, 조선, 원전, 건설 업종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올해 건설 업종은 129.2%, 기계·장비는 78.5%, 운송장비·부품은 39.6% 상승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도 건설과 기계·장비 업종의 실적 기대를 키웠다.
자본시장 제도 개선도 투자심리 회복에 영향을 줬다. 1차부터 3차까지 이어진 상법 개정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법적 토대로 평가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과 밸류업 우수기업 세제지원 확대도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기대를 높였다.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정책 효과와 기업의 자발적 이행이 맞물리며 기업가치 재평가 흐름이 빨라졌다고 봤다.
허승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주식시장부 팀장은 “코스피 7,000선 돌파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주력 산업군의 동반 호조,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자 신뢰 회복이 선순환하면 한국 증시의 질적 성장 흐름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7000선 돌파는 한국 증시의 외형 확대를 보여준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세계 8위 수준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주요국 증시보다 높은 회복률을 보인 점은 한국 시장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부각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이날 오후 열린 코스피 7000포인트 돌파 기념 행사에서 이번 기록의 의미를 “자본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로 평가했다. 정 이사장은 6,000포인트 돌파 이후 70여 일 만에 7000선을 넘어선 데 대해 “누구도 예상치 못한 놀라운 속도”라고 밝혔다. 그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증시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한국 증시가 견고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회복 탄력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코스피 7000선 돌파가 단순한 지수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이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강력한 엔진 역할을 했고,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한국 증시 재평가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과제로 ‘코리아 프리미엄’ 시장 도약을 제시했다. 한국거래소는 글로벌 유동성 확보와 아시아 거점 거래소 도약을 위해 거래시간 연장, 결제주기 단축 등 거래 플랫폼 선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영문공시 활성화를 통해 해외 투자자 접근성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부실기업 관리와 시장감시체계 고도화도 질적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코스피 7000선은 한국 증시의 새 출발점이다.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기업 실적 개선과 투자자 신뢰 회복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주주권 보호, 지배구조 개선, 불공정 거래 근절이 시장 관행으로 정착될 때 이번 기록은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승한 기자 sharegrid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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