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결핵협회 등은 앞으로 보건소와 중간 검사소 역할을 하는 결핵협회 지부 검사소, 결핵연구원에 이르기까지 3단계에 걸쳐 수행되던 검사 업무 체계가 일선 보건소와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 등 중간 검사소 단계에서 마무리됨에 따라 국가 결핵관리 사업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결핵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일선 보건소에서 객담 도말검사를 통해 모두 15만9477건의 검사를 시행해 4694건이 양성으로 나타났으나, 대한결핵협회 각 시도지부에서 교차 검사한 결과 확인된 양성자는 6030건으로 28.5%인 1336건이나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현재 결핵균 검사시스템을 살펴보면 일선보건소에서 1차 객담 도말검사를 한데 이어, 2차로 대한결핵협회 시·도지부에서 교차 재검사를 실시한다.
지난 3년간 보건소 기초검사에서 음성으로 판명된 결핵균이 결핵협회의 재검사에서 양성으로 발견된 사례가 해마다 1100여 건 이상이다.
지난 2011년의 경우 보건소 도말검사 양성자가 5148건이었으나, 결핵협회 2차 검사에서는 양성자가 6310건으로 증가했다. 2012년 역시 보건소 양성자 5241건이 대한결핵협회 재검사에서 6369건으로 각각 20% 이상 늘어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질병관리본부의 계획대로 2015년 결핵균 검사사업 예산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결핵균 검사 업무 체계가 일선 보건소와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 등 중간 검사소 단계에서 마무리됨으로써 매년 추가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되는 1000 명 이상의 결핵환자 관리에 구멍이 생기는 셈이다. 국가 결핵관리 사업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결핵 전문의들은 “전염성이 강한 도말양성 환자의 진단 지연은 곧바로 결핵 전파로 이어진다”면서 “1명의 결핵환자가 최소 10명에게 감염시킬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이나 보건소에서 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만큼 노하우가 갖춰져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한결핵협회 산하 결핵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27개 초국가표준검사실 중 하나로 지정돼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외부 정도관리를 받고 있는 국내 유일한 기관이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2차 항결핵제 감수성 검사는 반드시 결핵연구원과 같은 표준검사실에서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대한결핵협회 정근 회장은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로 세계가 전염병 관리에 비상이 걸려있는데, 외려 우리나라만 뒷걸음질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하루빨리 질병관리본부는 결핵관리 업무의 지자체 떠넘기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되는 전국보건소 결핵균 검사사업비 보조금 34억6800만원을 17억3400만 원으로 줄이는 대신, 각 지자체에서 나머지 17억3400만원을 보조토록 하는 2015년 국가결핵예방 예산안을 확정했다.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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