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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웃고 번개장터·중고나라 추격···중고거래 수익성 전쟁

당근, 지역광고 앞세워 2년 연속 흑자···해외 적자 축소는 과제
번개장터, 안전결제로 거래 신뢰 강화···고비용 구조 개선 관건
중고나라, 23년 만의 분기 흑자···앱 전환·안심결제 안착 시험대

기사입력 : 2026-05-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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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생성
사진=챗GPT 생성
[공유경제신문 안혜린 기자]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경쟁의 중심이 이용자 확보에서 수익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당근은 지역광고를 앞세워 흑자 기조를 굳혔다. 번개장터는 안전결제와 글로벌 거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고나라는 네이버 카페 기반의 원조 플랫폼에서 앱 중심 리커머스 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근, 번개장터, 중고나라는 지난해 나란히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수익성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당근은 연결 기준 매출 2707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43%, 영업이익은 481% 늘었다.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연결 흑자를 냈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매출 581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영업손실은 199억원을 기록했다. 중고나라는 매출 115억원, 영업손실 28억원을 냈다. 시장 성장에 힘입어 세 회사 모두 매출은 늘렸지만, 수익성에서는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당근은 중고거래 수수료보다 지역광고에 무게를 둔다. 월간활성이용자수 2100만명 이상이 기반이다. 지난해 중고거래 연결 건수는 1억9000만건을 기록했다. 당근알바 지원 횟수는 5000만회를 넘었다. 비즈프로필 누적 생성 수는 약 265만개로 전년보다 32% 늘었다. 광고주는 37%, 집행 광고 수는 29% 증가했다.

당근의 경쟁력은 생활권 장악력이다. 중고거래로 이용자를 모은 뒤 동네 가게 광고, 구인·구직, 부동산, 지역 정보로 서비스를 넓혔다. 거래액보다 이용 빈도와 체류 시간을 매출로 연결했다. 지역 상권 광고 수요를 촘촘히 흡수한 점이 흑자 기반이 됐다.

해외 사업은 풀어야 할 과제다. 당근은 캐나다와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아직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캐롯 캐나다, 캐롯 재팬, 당근페이, 당근서비스 등 종속기업은 지난해 매출 17억원, 영업손실 52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사업은 흑자 폭을 키웠지만 해외 사업 적자가 연결 실적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번개장터는 거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안전결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2024년 8월부터 모든 거래에 안전결제를 적용했다. 올해 3월 에스크로 거래액은 915억원을 기록했다. 사기 피해는 95% 이상 줄었다. 고가 패션과 정보기술 기기 거래가 늘며 월간 손익분기점도 달성했다.

안전결제는 번개장터의 핵심 수익원이다. 수수료 매출은 거래액 증가에 비례해 늘지만, 결제대행 수수료와 고객 대응 비용이 수익성 개선을 제약한다. 번개장터가 지난해 큰 폭의 매출 성장에도 19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유다. 신뢰 장치를 수익으로 연결하면서 비용을 낮추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번개장터는 해외 거래에서도 기회를 찾고 있다. K팝 굿즈, 패션, 리셀 상품을 앞세워 글로벌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수는 전년보다 374%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근과 지역 기반 플랫폼 경쟁을 벌이기보다 취향 상품과 역직구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중고나라는 뒤늦게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3년 네이버 카페에서 출발한 중고나라는 오랫동안 국내 중고거래 시장의 상징으로 통했다. 그러나 카페 기반 거래는 수익화에 한계가 있었다. 이용자가 카페에서 물건을 찾은 뒤 판매자와 직접 연락해 거래하면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익은 적었다.

중고나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심결제와 자체 앱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창사 23년 만에 첫 분기 영업흑자를 냈다. 안심결제 수수료 매출은 전년보다 218% 늘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모바일 앱 전환 정책으로 월간활성이용자수도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중고나라의 자산은 누적 매물과 검색 수요다. 당근이 동네 생활권에 강하고 번개장터가 취향·리셀 거래에 강하다면, 중고나라는 특정 상품을 찾는 검색형 거래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중고폰, 노트북, 카메라, 자전거, 악기, 취미용품처럼 가격이 비싸고 제품 상태 확인이 중요한 품목이 주력 후보군이다. 이 영역에서는 안심결제와 검수 서비스의 활용도가 높다.

세 회사의 방향은 뚜렷하게 갈린다. 당근은 지역광고 플랫폼에 가깝다. 번개장터는 결제 기반 리셀 커머스로 이동하고 있다. 중고나라는 카페형 장터에서 신뢰 기반 리커머스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 경쟁의 무게중심도 이용자 수에서 수익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대형 유통 시장으로 커졌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추정 기준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43조원까지 성장했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은 중고거래 수요를 키웠다. 고가 상품 거래가 늘면서 사기 방지, 결제 안전성, 검수, 환불 기준의 중요성도 커졌다.

향후 성패는 비용 관리와 이용자 유지에서 갈릴 전망이다. 당근은 해외 사업 적자 축소, 번개장터는 안전결제 비용 구조 개선, 중고나라는 앱 전환 과정의 이용자 이탈 방지가 각각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시장 성장성만으로 기업가치를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 플랫폼 경쟁은 이용자 수 경쟁을 넘어 수익성 경쟁으로 들어섰다”며 “당근은 지역광고의 성장성, 번개장터는 안전결제와 글로벌 거래의 수익성, 중고나라는 앱 전환과 검색형 리커머스의 지속성을 각각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혜린 기자 rin7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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