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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시선] '공동체 자치'가 공유지의 비극 해결

기사입력 : 2019-05-0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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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한정아 기자] 마구잡이 벌채로 초토화된 산림, 무분별한 남획으로 점점 줄어드는 어획량, 지나치게 많은 소를 풀어놓아 황폐화된 목초지, 각종 오폐수로 오염된 호수와 지하수….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개인들의 선택이 공공의 이익을 해치고, 결국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는 ‘공유의 비극’ 이론은 1968년 발표이후 경제학의 기본 전제가 되었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 모델에 기초한 ‘공유의 비극’ 논리는 사익을 추구하는 합리적 개인들에 의해 공유자원이 고갈되어 버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공유의 비극을 해결하려면 외부에서 개입해 공유자원을 사유화하거나 정부 권력이 공유자원의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

세계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의 악몽 속에서 만성적인 물자 부족에 시달리며 유년기를 보낸 엘리너 오스트롬 교수는 파국을 막기 위해 인간의 협동을 어떻게 자발적으로 이끌어낼 것인가라는 주제에 평생을 헌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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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lipartkorea

오스트롬 교수는 정교한 조업 규칙을 만들어 어장을 관리하는 터키의 어촌, 방목장을 함께 쓰는 스위스의 목장지대, 농사용 관개시설을 공유하는 스페인과 필리핀의 마을 등 약 1000년의 세월 동안 공유자원을 잘 관리해 온 공동체들을 수십 년간 연구함으로써 ‘공유의 비극’ 이론의 오류를 입증했다.

시장과 정부라는 이분법적인 해결책이 아닌 공동체 자치라는 제3의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공유의 비극 이론의 오류를 입증하고 대안을 제시한 오스트롬 교수는 지난 2009년 여성 최초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영예를 안았다.

오스트롬은 오랫동안 부락에서 잘 관리되던 산림이 ‘공유의 비극’ 논리에 따라 국유화된 후 충분한 감시 인력을 고용하지도 못할뿐더러, 감시 인력 자체가 상습적으로 뇌물을 받아 오히려 산림이 파괴되는 경향이 타이, 네팔, 니제르, 인도 등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했음을 지적한다.

또, 어장이나 산림, 지하수 등은 사유화하기도 거의 불가능하고, 단순히 소유권을 나눈다고 해서 환경파괴나 자원고갈을 막을 수도 없다는 것을 밝혔다.

지구 온난화라는 전 지구적 위기에 직면한 오늘날, 자원과 인간의 상호작용이 포함된 사회-생태학적 체계에 대한 오스트롬 교수의 연구는 세계적 주목을 받으며 나날이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오스트롬의 신제도주의(new institutionalism)적 접근 방식은 제도의 기원과 생성 과정, 그리고 변천 과정에 주목한다. 한 조직의 구성원들이 새로운 제도의 수립이나 도입을 통해 어떻게 그 조직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그 역동적 과정을 추적한다. 그의 역사적·실증적 연구는 게임이론의 연구성과를 응용, 공유자원 관리체계 디자인 원리를 개념화했다.

반복적 상황 속에서 이루어지는 개인간의 상호작용 게임을 다루고 있는 최근의 게임이론은, 외부의 강제력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최적 균형을 산출하기 위하여 조건부적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액설로드는 상대방의 태도 여하에 따라 나도 그렇게 하겠다는 이러한 응수 전략(tit-for-tat)의 조건부적 행동을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협동적 해결책의 원천으로 본다. 오스트롬은 이러한 조건부적 전략 개념을 수용하면서 정보 획득과 감시 활동 비용도 고려했다.

오스트롬이 효과적인 공유자원 관리체계의 모델로 제안한 ‘자력 부담의 계약 이행 게임(self-financed contract-enforcement game)’에서 구성원들은 협동 전략을 다짐하는 구속력 있는 계약을 맺으며, 이러한 협동 전략은 당사자들 주도로 실효성 있게 집행된다. 계약 집행을 위해 외재적 권위에 의존하지 않으며, 필요한 경우 집행 기구 역시 당사자들 간의 합의에 의해 일종의 민간 중재 기관으로 설립된다.

국가나 시장이라는 해결책이 종종 위험한 것은 그러한 해결책을 외부로부터 강요하려는 사람들이 문제의 구체적인 성격을 분석하지 않고 만병통치약과 같은 정책을 통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론의 틀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출발하는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오스트롬은 오늘날 이 세계가 필요로 하는 실천적 지성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참고자료: Governing the commons,Elinor Ostrom

한정아 기자 hja@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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