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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문제 겪는 청년 가구 서울에 집중, 평균 소득 1318만원

기사입력 : 2018-12-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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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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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8'을 보면 주거 문제를 겪는 청년 가구는 약 69만가구로 전체 청년 가구(454만2068가구)의 15.2%다. 이 중 서울에 38.2%가 살고 있다. 경기에 13.8%, 인천에 3.7%로 수도권에만 약 56%가 집중돼 있다.

서울에 분포된 가구 중 주거 문제를 겪는 청년 가구의 비율은 25.2%로 평균(15.2%) 이상이었다. 경기(8.7%)나 인천(10.3%) 등 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평균에 못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청년 주거 문제는 서울에 상당히 집중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 청년 가구 비율이 평균보다 높은 지역은 전북(20.1%), 강원(18.4%), 대전(16.7%), 충북(16.5%), 제주(16.1%) 등이었다.

주거 문제를 경험한 가구는 그렇지 않은 가구에 비해 소득 수준이 낮았다. 주거 문제를 겪는 청년 가구의 평균 소득은 1318만원으로 조사됐다. 중윗값(소득 수준별로 늘어놨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값)은 1080만원으로 연 소득이 2500만원도 안 되는 청년 가구가 전체의 89%나 차지했다. 주거 문제를 겪지 않는 가구의 경우 연 소득이 2500만원을 넘는 비중은 78%였다.

주거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 가구(8.3%)가 전체(15.2%)의 절반 이상이었다. 집의 면적이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거나 상·하수도 미비, 수세식 화장실, 목욕 시설 미비 등으로 품질 문제를 겪는 가구는 전체의 3.4%였다. 두 문제를 모두 경험하는 가구는 3.5%로 조사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준형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오늘날 청년 주거 문제는 과거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하며 "기대수명의 증가, 은퇴 후 삶에 대한 다양한 욕구 등으로 인해 은퇴 이후 필요 자금의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자녀에게 보유 주택을 상속하지 않으려는 고령층이 지속해서 늘어나는 등 부모 세대의 주거 지원이 예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청년층 소득 수준과 직결되는 고용 형태가 불안정한 것도 하나의 이유라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2017년 기준 20~30대 임금근로자의 25.9%가 비정규직"이라며 "소득이 불안정하다는 건 곧 안정적인 소득으로 이용 가능한 장기 주택담보대출상품으로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움을 뜻한다"고 했다.

그는 주거 비용을 매달 임대료로 지불하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특수성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경우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 임차할 때도 전세금, 보증금 등 목돈이 필요하다"며 "주거 안정을 위해선 소득뿐 아니라 자산까지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 청년 가구는 주거비 부담의 이중고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주거 문제를 겪는 청년들은 대부분 20대였다. 전체의 42.1%가 20~24세였고 31.5%가 25~29세로 조사됐다. 이밖에 30~34세는 13.0%, 35~39세는 13.4%였다. 주거 정책상 청년은 만 20세 이상, 40세 미만으로 정의된다.

김 교수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소득 및 자산 대비 높은 주거 비용을 부담하고 있을 가능성과 함께 품질이 열악한 주택에 머무르는 정도가 더 많은 점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거 문제를 겪는 청년들이 서울에 집중돼 있는 만큼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대책이 더욱 실효적일 것이라는 제언이 나온다.

김 교수는 "청년 주거 문제는 서울이라는 도심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정책도 일반화된 형태보다는 지역적 맥락을 고려해서 답을 내야 한다"고 조언하며 "서울이라는 지역에 눈에 띄게 한정된 이슈이기 때문에 전국에 임대 주택을 짓는 등의 대책은 사실상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곽에 그린벨트를 개발하거나 신혼부부 희망타운을 만드는 등의 형태가 아니라 서울시 차원에서의 대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국토교통부가 한발 물러서고 서울시에 힘을 실어줘 핵심적인 정책들을 개발하고 지역적으로 고민하는 형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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