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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 여성 약 50%, 남편과 집안일 분담 ‘불공평’

'가사에 비해 육아는 분담 비중 높아'

기사입력 : 2019-03-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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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공유경제신문 임재영 기자]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약 절반 정도가 남편과의 집안일 분담에 대해 불공평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배우자가 있는 15~49세 여성 1만630명 중 52.0%가 '남편과 가사를 서로 공평하게 나누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2015년 조사 때와 비교해 불공평하다는 응답률이 0.3%포인트로 소폭 늘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그 정도가 심화됐다.

불공평한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별로 공평하지 않다'는 비율이 38.1%에서 35.7%로 2.4%포인트 줄어들었다. 하지만 '전혀 공평하지 않다'는 비율은 14.2%에서 16.3%로 2.1%포인트 늘었다.

부부가 가사를 분담하는 것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30세 미만에선 10명 중 7명이 '매우 공평'(22.4%)하거나 '대체로 공평'(48.3%)하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30~34세 61.3%, 35~39세 52.3%, 40~44세 42.5%, 45~49세 39.1%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불공평하다는 응답률이 높아졌다.

반면 가사에 비해 육아 분담은 상대적으로 공평하게 나누고 있다는 답이 많았다. 초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는 여성 6703명을 상대로 '남편과 육아를 서로 공평하게 나누고 있는지' 물었더니 61.1%가 그렇다(매우 공평 12.9%, 대체로 공평 48.2%)고 답했다.

육아 또한 젊은 세대일수록 부부가 더 분담한다는 인식이 뚜렷했는데 40대에서 가사 분담과 차이를 드러냈다.

30세 미만 70.7%, 30~34세 61.3%, 35~39세 52.2% 등 30대 이하 연령층에선 가사와 비슷한 비율로 역할을 나눴는데 육아의 경우 40~44세(54.6%)와 45~49세(53.1%)에서도 절반이 넘는 여성들이 공평하다는 데 고개를 끄덕였다.

연구진은 "가사 분담보다 육아 분담이 좀 더 공평하게 인식된다"며 "이는 가정 내에서 가사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는 데 비해 육아에 대한 남성의 참여는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남편들이 가사와 육아에 할애하는 시간을 보면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남편들의 일평균 육아시간은 평일 71.9분, 토요일 200.9분, 일요일 219.1분이었는데 반해 가사시간은 평일 37.2분, 토요일 70.2분, 일요일 74.1분으로 조사됐다. 평일에도 2배 가까이 가사보다 육아에 쓰는 시간이 많았는데 주말이 되면 3배까지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이다.

특히 가사에선 외벌이 부부가 맞벌이 부부보다 더 여성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었다.

아내의 취업 상태에 따라 외벌이 부부 남편은 맞벌이 부부 남편들보다 하루 평균 가사를 7.8~9분가량 덜했다. 그러나 육아 시간은 여성의 취업 여부에 따른 남편의 가사시간 차이가 3분 내외로 매우 작았으며, 주말에는 외벌이 남편이 되레 육아에 아내보다 많은 시간 비중을 뒀다.

전통적인 부부 성역할에 대한 인식에선 일부 변화가 있었다. '남편이 할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아내가 할 일은 가정과 가족을 돌보는 것이다'라는 인식에 배우자가 있는 여성들의 73.9%가 동의하지 않았다. 3년 전 조사 때 64.1%보다 10%포인트 가까이 기존 가치관에 반대하는 비율이 늘었다.

또한 '아내는 자신의 경력을 쌓기보다 남편의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견해를 보면 2015년엔 46.3%만이 반대했는데 이번 조사에선 절반이 넘는 54.2%가 동의하지 않았다.

다만 '2살 미만 자녀는 어머니가 직접 키우는 것이 좋다'라는 생각에는 대부분인 92.1%가 동의했으며 '아이는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더 잘 키울 수 있다'라는 통념에도 56.3%는 뜻을 같이 했다.

연구진은 "여전히 양육에 대한 책임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크다는 인식이 있는데 특히 영야 돌봄 책임은 어머니가 더 큰 것으로 인식했다"면서 "양육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에 비해서 여성이 자신의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은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분석했다.

임재영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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