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투자가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수출 금액 또한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제조업가동률이 소폭 상승하고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화되는 흐름을 볼 때 경기 수축이 심화되지는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7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11월호에서 "최근 한국 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단가 하락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1년 전보다 14.7% 감소했다. 2016년 1월(-19.6%)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려앉은 셈이다. 자동차(-2.3%)가 감소로 전환한 가운데 반도체(-32.1%), 석유제품(-26.2%), 석유화학(-22.6%)의 부진도 지속되면서 9월(-11.7%)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대(對)중국 수출이 -16.9%, 대미국 수출이 -8.4%로 쪼그라들었다.
10월 수입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감소했다. 농산물·광산물 등이 가공되기 전 원료형태인 1차 산품(-22.3%)과 자본재(-15.8%)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커졌다. 무역수지는 53억9000만 달러 흑자를 냈지만, 1년 전(63억8000만 달러)보다 금액이 줄었다.
9월 건설기성(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은 건축부문 부진 지속으로 -7.4%를 기록했다. 토목 부문은 8월(6.3%)에 이어 9월에도 7.4% 증가하며 개선 추세를 이어갔으나 건축부문이 전월(-11.5%)에 이어 12.0% 줄었다. 건설수주는 토목 부문의 일시적인 급증으로 24.7% 증가했다. 하지만 주택착공이 큰 폭의 감소세(-24.2%)를 보이면서 주거부문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나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감소폭은 축소됐다. 9월 기준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전월(-2.9%)보다 높은 -1.6%를 보였다. 기계류 내수출하지수는 -2.6%로 전월(-9.6%)보다 감소폭이 완화됐다.
9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생산(0.4%)이 소폭 증가했지만 서비스업생산(1.0%) 증가 폭이 축소되고 건설업생산(-7.4%)의 부진도 지속되면서 0.5%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조업 출하는 1.2% 감소했고 재고율은 113.7%로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다만 소비 부진은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9월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다. 승용차(21.4%)를 중심으로 내구재가 10.2% 증가했고 비내구재도 3.0% 늘었다. 준내구재는 3.5% 감소했다. 서비스업생산은 1.0% 증가에 그쳤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96.9)보다 1.7포인트(p) 상승한 98.6을 보이며 소비의 완만한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동시장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9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4만8000명 증가했다. 8월 상용근로자의 전체 임금은 4.1% 올랐고 임시·일용근로자의 임금은 6.0% 상승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농산물 가격의 하락 폭이 축소되면서 전월(-0.4%)보다 높은 0.0%의 상승률을 보였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0.6% 증가했다.
같은 달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대체로 안정된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하 및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도 해소됐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수출, 투자를 중심으로 실물경제는 부진한 모습이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사그라지면서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미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는 만큼 현재 우리 경기가 더 나빠지는 흐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지 않는 한 실물경제도 조금씩 (긍정적 흐름이)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은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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